[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환경과 건강 고려한 자동차 생활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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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7 06:58  |  수정 2024-01-17 06:59  |  발행일 2024-01-17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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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집 주위에 알뜰 주유소가 생긴 후 차로 하나가 주유 차량들에 점령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버스마저도 정류장을 활용하기 어려워, 하나 남은 차로에 정차하게 되고 승객이 도로에서 차를 타고 내려야 하는 위험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얼마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멀리 가거나 오랜 시간 기다려 주유할 경우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알뜰 주유소는 인근 주유소에 비해 휘발유 ℓ당 약 20원 저렴하다. 휘발유 승용차는 연료통의 크기가 50~70ℓ이므로 최대로 주유해도 50ℓ 정도이고 결국, 싼 주유소를 찾아 주유해서 얻는 이득은 1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ℓ당 휘발유 가격 1천500원을 고려하면 1천원으로는 휘발유 0.67ℓ를 살 수 있고 시내 주행 연비를 고려하면 약 5~6㎞를 갈 수 있는데, 그 이상의 거리를 찾아가서 주유하면 싼 가격으로 얻는 이득은 전혀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 외, 싼 기름을 넣겠다고 찾는 많은 차 때문에 줄 서서 기다리며 소모하는 시간과 연료, 이산화탄소를 포함해서 증가하는 배기가스 배출, 차로를 점유해서 야기하는 다양한 불편함 등의 손해와 불이익은 보이는 것보다 매우 크다. 따라서 무조건 싼 주유소를 찾기보다는 조금 더 현명한 주유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을 포함한 실내주차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우선, 경유와 휘발유 차 매연은 각각 1 및 2B군 발암물질일 정도로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건강에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의 공해 물질은 시동 후 약 30초 이내에 거의 다 나오므로, 차를 시동하는 주차장의 환경은 좋지 못하고 특히, 환기가 어려운 실내주차장의 공기 질은 많은 측면에서 나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리고 '실내공기질 관리 대상 건축물의 관리기준(2021. 8. 15)'에 따르면 실내주차장의 기준은 매우 낮다.

예를 들면 실내주차장의 미세먼지 허용기준은 200㎍/㎥ 이하로 도서관 같은 일반적인 다중 이용시설의 허용기준 100㎍/㎥에 비해 2배 높고, 의료기관 등 엄격히 관리되는 시설의 기준(75㎍/㎥) 대비 약 3배나 높다. 미세먼지 농도 200㎍/㎥는 우리가 매스컴에서 흔히 보는 '미세먼지 매우 나쁨'(151㎍/㎥ 이상)을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므로 실내주차장에 머무르는 것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 야외에서 지내는 것과 비슷한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실내주차장에서 오래 일하거나 머무를 경우에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자동차 이용 시 경제, 환경, 건강을 위해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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