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진국으로 가는 힘은 무엇인가

  • 황무일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재 육성 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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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7 08:34  |  수정 2024-02-07 08:37  |  발행일 2024-02-07 제23면

황무일
황무일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재 육성 교육강사)

선진국이 되려면 반드시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적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일상화하고 인간과 로봇이 동거하는 시대다. 그리고 우주시대, 생명공학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류의 위대한 변화인 4차 산업혁명은 상상력을 혁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확 바꾸어야 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놔두고 다 바꾸라"고 했다. 사람이 생각을 바꾸고 더 높은 생각을 하면 선진국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과제를 앞에 두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시민 교육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학생들의 정규교육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생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스마트폰·TV·컴퓨터 등을 잘 만들고 있지만 원조는 미국이다. 컴퓨터에 비밀번호와 통장 비밀번호가 없으면 내 통장에 있는 돈은 누군가 다 빼내 갈 것이다. 비밀번호가 있기 때문에 내 돈이 내 통장에 보관된다. 이 비밀번호를 만든 사람은 48세의 평범한 이스라엘 가정주부였다. 생각이 얼마나 위대한가. 우리는 매월 컴퓨터 사용료를 부담한다. 거기에는 이스라엘 여인이 만든 컴퓨터 비밀번호 사용료도 포함돼 있다.

우리는 선진국이 먼저 만든 것을 발 빠르게 모방해 만들어 사용도 하고 무역도 하며 먹고산다. 왜 우리는 먼저 생각해 먼저 설계하지 못하고 외국 사람이 먼저 만든 것을 따라만 할까. 우리 국민의 평균 IQ는 선진국 국민보다 훨씬 높은데 왜 우리가 먼저 생각해 먼저 만들지는 못 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했으면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만들었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생각의 수준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을 외친 사람은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회장 슈 밥이다. 우리는 발 빠르게 마누라와 자식만 놔두고 다 바꾸라고 외쳤다. 이 말은 우리의 생각을 높이자는 이야기와 같다. 우리는 시·군·구청마다 평생교육과를 만들어 인문학 위주로 교육을 한다. 왜 하필 인문학인가. 생각을 높이는 학문은 인문학이 중심 학문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막연하다. 쉽게 말해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이 높아지고 한 시대를 앞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선진국 국민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는 독서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미국·영국·일본에선 버스나 지하철에서 독서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가을 대구박물관 벤치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외국인 60대 남자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에 관광 와서 대구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 대구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한 시간가량 박물관 벤치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읽었다. 내가 접근하는데도 태연했다.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이 나라는 17세기에 세계 패권국이었다. 국토 면적은 경상도만 한 크기이지만 지금 농산물수출액은 미국 다음이다.

우리는 자원이 없는 나라다. 4차 산업혁명은 자원이 아니고 생각이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을 높여서 다음 시대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어느 고등학교 현관에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는 현판이 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진수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멋진 방법이다.

황무일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재 육성 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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