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인동덩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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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31 06:47  |  수정 2024-01-31 06:59  |  발행일 2024-01-31 제27면

인동(忍冬)덩굴은 겨울을 견뎌낸다는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감기와 종기를 치료하는 효험이 있는 이 식물을 동의보감은 '겨아사리너출(겨우살이덩굴)'이라 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지에 넓게 분포하며 인동초·금은화·통령초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금은화는 꽃잎의 색깔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무성하게 피어있을 때 보면 흰 꽃과 노란 꽃이 함께 달려 있다. 이는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금은화라 부르게 된 것이다. 금은화는 인동덩굴 전체를 의미하기보다는 한방에서 약으로 쓰는 꽃봉오리나 갓 피어난 꽃을 지칭한다. 1천500여 년 전에 중국 허난성에서 널리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따뜻한 그 지역에서는 겨울을 견디는 데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원산인 인동덩굴은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등지에서도 조경용으로 널리 재배됐다. 그런데 왕성한 번식력으로 재배지를 벗어나 급속히 번지는 바람에 미국과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를 유해식물로 지정하고 있다.

인동덩굴은 서양에서 허니서클(Honeysuckle)이라 부를 정도로 꿀을 많이 분비하여 향이 짙고 꽃이 아름다우며 물체를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관상용, 특히 터널형 조경을 하는 데 많이 쓰인다. 이렇게 인동덩굴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인동(忍冬)이라는 말과 달리 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면 그 지역이 인동덩굴이 상록수로 겨울을 나기에는 추운 곳이라는 의미다. 이번 겨울은 추위다운 추위가 없어서 웬만한 곳에서는 줄기 끝에 붙어 있는 잎 몇 장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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