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하키 저변 확대 앞장' 김재홍 대구하키협회장…"대구 하키 부흥 위해 실업팀 반드시 창단돼야"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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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08:38  |  수정 2024-02-02 08:40  |  발행일 2024-02-02 제22면
유소년 하키스쿨 계획…사비로 하키부 운영학교엔 장학금
"필드 하키를 살리려면 유소년 팀 활성화부터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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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대구하키협회장은 취임 이후 하키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동호인들의 축제인 생활체육하키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안심체육공원 내 안심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대구광역시하키협회장배 생활체육하키대회 모습. <대구하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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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변이 넓지 않은 하키는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다. 서울올림픽과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2000년대 전후에는 하키 강국으로 위상을 떨쳤다. 지난해에는 국제하키연맹 월드컵에 나선 한국 남자 하키 대표팀이 13년 만에 8강이라는 업적을 만들었다.

하지만 관심은 그때뿐이었다. 프로리그는 커녕 실업팀도 남녀 합쳐 10개 팀 정도만 있는 현실이 현 상황을 대변한다.

그럼에도 대구 하키를 부흥시키겠다는 일념으로 10년 넘게 묵묵히 저변을 넓히고 있는 사람이 있다. 대구하키협회 김재홍〈사진〉 회장이 주인공이다.

하키 명문인 달성고 출신이지만 비선수 출신인 그가 대구 하키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9년 당시 엘리트 협회의 요청으로 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다. 이후 엘리트 협회 회장을 역임한 후 체육단체 통합 이후 1·2대 회장직을 연속 수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어려운 환경을 딛고 하키에 몰두하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하키 저변 확대를 위해 기꺼이 뛰어들었다"면서 "한 그루의 나무는 작고 힘이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런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고된 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공식적인 회장 출연금으로 협회 살림살이를 안정적으로 꾸리는 한편 장학금 전달 등 비공식적인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구하키의 '키다리아저씨'로 불리는 김재홍 회장의 일화 한가지.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대구과학대는 김 회장으로부터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받았다. 일반적으로 장학금은 학교 당국이 사용처를 결정하지만 김 회장은 하키 선수들을 위해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키협회장 출연금이 아닌 사비로 하키부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대구과학대를 포함해 매년 성지·안심중, 달성·강동고 등에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에 있는 하키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장학금과 함께 매번 자비를 들여 성대한 회식 자리를 만들어 준다.

하키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필드 플레이어 10명과 골키퍼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상대팀 골대에 더 많은 골을 넣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5분씩 4쿼터로 스틱으로 공을 쳐 상대편 골문에 넣으면 득점한다.

김 회장은 이 같은 하키의 매력에 대해 "빠르게 전개되는 기술과 스피드뿐만 아니라 팀워크라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중요한 스포츠"라면서 "스틱을 이용해 볼을 컨트롤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묘기에 가까운 기술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볼을 컨트롤하기 위한 개인기와 함께 단체 스포츠인 만큼 단결력과 팀워크도 필요한 복합 운동이라는 것이다.

성인뿐만 아니라 성장기 청소년에게 좋은 운동인 하키를 보급하기 위해 대구광역시 하키협회에서는 유소년 하키스쿨을 계획하고 있으며, 대구지역 내의 초, 중, 고 하키팀이 설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홍 회장은 "필드 하키를 살리려면 가장 먼저 유소년이 살아나야 한다. 유소년 팀이 활성화가 되지 않으면 선수수급이 막혀 결국 끝난다"며 "그러려면 초등학교 교육 과정부터 차곡차곡 시작해야 한다. 방과 후 운동으로도 적극적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중 김 회장의 최종 목표는 '실업팀 창단'이다. 그는 "대구 출신들은 실력이 좋아도 다른 시·도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구에 실업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대구에서 뛰고 싶어도 제대로 된 실업팀이 없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다른 시·도로 가게 된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대구 하키계 일원으로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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