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의 생각:長考] 도서관이 Cafe보다 더 많아지면?

  •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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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6 07:11  |  수정 2024-02-26 07:14  |  발행일 2024-02-26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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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국 대구 서구청장

"도서관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큰 뜻을 품은 자에게 보물을 안겨준다."

철강왕으로 유명한 앤드루 카네기의 명언으로 그가 남긴 것은 제철소가 아니라 도서관이었다.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에서 '철강 제국'을 이룩한 그는 66세 때 평생 이룬 카네기 스틸을 J.P. 모건에 매각하고 미국 전역에 2천500여 개의 공공도서관을 건립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고, 하버드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라면서 도서관의 가치를 강조했다.

과거나 지금이나 도서관은 누구나 지식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기반 시설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집과 가까운 곳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의 유무는 문화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은 독서를 습관화하여 젊은이들은 미래의 꿈을 만들어가고, 지역주민은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여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다. 특히 현란한 영상과 짧은 글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겐 창의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꾸준한 독서 습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다닌 아이들은 책과 쉽게 친해지고 커서도 독서 습관을 유지할 수 있어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커진다. 이러한 문해력은 자연스레 새로운 학습의 기회로 연결되며,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해 보고 자신의 미래를 성장시킬 수 있다.

서구는 넉넉하지 않은 재정이지만, 주민들의 미래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도서관 건립을 구정의 최우선에 두고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건립'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2014년 취임 당시 서구에는 시립 도서관과 구립 어린이 도서관밖에 없었지만 이후 비산, 비원, 원고개, 영어도서관을 건립하며 인구 대비 대구에서 가장 많은 도서관을 보유하게 되었다.

비산도서관은 주택가에 위치해 가족 단위로 많이 이용하고, 영어도서관은 원어민 수업과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원도서관과 원고개도서관은 재능기부자와 함께 공부하고 독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 도서관은 지역 특성에 맞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민에게 필요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서구 인구가 전년 대비 4천261명이 늘며 전국의 인구감소 지역 89곳 중 가장 많이 인구가 증가하였다. 특히 30대 및 10세 미만의 젊은 인구가 증가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이다. 이에 맞춰 올 2월에 개관한 뉴평리도서관에는 이웃과 소통하며 함께 자녀를 돌볼 수 있는 공동육아나눔터를 조성해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안전하고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한다. 또한 대구 최초로 교육청과 협약을 통해 초등학교 내에 건립 중인 내당권역 도서관은 주민과 학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완공될 평리5동 공공복합청사에는 평생학습관과 영어도서관을 조성하여 세분화하는 교육수요에 부응하고 교육을 넘어 소통의 거점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처럼 생활 속에 들어온 도서관은 교육, 문화, 소통의 장이 된다. 특별한 날을 잡아서 구경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주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구는 수준 높은 교육·문화환경을 조성하여 생각과 마음이 물질문화를 이끌어가는 참된 삶의 질 향상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교육수도 대구에 걸맞게 지역에 도서관이 더 많아지길 기대하며, 서구의 도서관에서 책 읽는 또 다른 어린 빌 게이츠가 반드시 나오리라 확신한다.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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