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렴이 쏘아올린 국민연금기금 1천조 시대

  • 이재수 국민연금공단 서대구 지사장
  • |
  • 입력 2024-03-20 08:28  |  수정 2024-03-20 08:30  |  발행일 2024-03-20 제23면

2024031401000472400019671
이재수 (국민연금공단 서대구 지사장)

2023년 수익률 13.59%, 수익금 127조원.

이처럼 놀라운 성과의 주인공은 바로 국민연금기금(NPF)이다.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PF) 다음으로 세계에서 셋째로 큰 기금이다. 2023년 12월 말 기준 적립금은 1천36조원으로 대한민국 한 해 예산 656조원보다 400조원가량 더 많다.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의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해 끝없이 치솟는 물가와 금리에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는 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혹독한 시련을 딛고 '역대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 마치 매서운 추위를 뚫고 화려한 꽃을 피워낸 매화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찬란한 성과를 이뤄냈다. 대통령께서도 "어떻게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그 비결을 분석해 향후에도 적극 활용 할 것"을 주문하셨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우연한 성공도 없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NPSIM)의 아름다운 도약은 끊임없는 혁신과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편안함에 머무르지 않고 낯설고 어색한 미래를 대비하며 과감하게 탈바꿈을 시도한 변신의 결과다.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꾸준히 확대했고, 투자자산의 다각화와 투자전략의 다변화를 추진했다. 또한 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하면서 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했기에 글로벌 리딩 연금기관이 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청렴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의 말이다. 청렴과 준법, 공정과 신뢰는 국민연금공단(NPS)에 근무하는 7천400명 임직원의 굳건한 다짐이다. 특히 기금운용본부에 근무하는 임직원은 수익률을 최대로 증진하면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기금을 관리하고 운용할 책무를 부담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국가는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특정한 자금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때' 예산과 별개의 기금을 설치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국민연금기금이다. 국민연금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국민연금법에 따른 급여에 충당할 책임준비금인 것이다. 그러니 국회의 세밀한 통제, 감사원의 엄격한 감시에서 절대 비켜갈 수 없다. 또한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준법감시인과 감사실은 법규 준수 여부, 적법성 등을 검토한다. 그야말로 360도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1988년부터 투자에서 벌어들인 수익금만 자그마치 578조원에 이른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은 국민연금을 노후생활의 버팀목으로 여긴다. 그러니 막대한 자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기금운용 관련자에게 높은 수준의 공정과 청렴 의무를 지우는 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기금운용 관련자는 수탁자의 책임을 부담하므로 윤리의식을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국민연금공단 임직원 행동강령'은 부패행위의 방지, 유가증권 등의 거래행위 금지, 비공개정보의 사용 금지, 기밀 준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엄정한 조사와 엄격한 페널티를 부과하여 어떠한 부정의 씨앗도 싹트지 못하게 차단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총성 없는 무한 전쟁터에 비유된다. 국민연금기금도 그 중심에 있다. 국내 자본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분산투자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중요한 건 기본이다. 그래서 국민연금기금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준법과 청렴을 강하게 부르짖는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가 곧바로 수익률로 연결된다는 믿음으로.

이재수 <국민연금공단 서대구 지사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