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길] 나를 사랑하는 연습

  • 김성희 새마을문고대구시서구지부 회장
  • |
  • 입력 2024-03-29 08:06  |  수정 2024-03-29 08:09  |  발행일 2024-03-29 제16면

김성희
김성희<새마을문고대구시서구지부 회장>

언젠가 친구가 물었다. '생업을 위해 하는 가게 일만으로도 피곤할 텐데 봉사활동까지 왜 그리 열심히 하는지.'

삶의 기준과 범위를 어디까지 두면서 살고 싶은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나는 생업에 집중하는 만큼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라, 어떤 것이 인간관계이다' 하고 정해주는 것들은 내 기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삶과 내 삶은 뼛속부터가 다르다. 친구가 물었던 질문에 대한 내 답은 명확했다. 그 친구와의 관계 온도는 한 획 차이지만, 그 한 획이 아주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삶의 기준과 가치관은 더욱 그랬다.

가게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에게 그만큼 잦은 기쁨도 있지만 반대로 고통 또한 찾아왔다. 관계에서 정답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갈등과 결핍은 이 책을 만나면서 그런 자잘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옷깃도 스치면 인연이라고 했는데 봉사활동으로 찾아갔던 도서관의 책장에서 스친 인연의 책,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라는 책이었다.

어느 주말, 가게를 찾아온 친한 친구는 고등 동창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쌓인 불만을 동창생 흠집 내기로 뿜어냈다. 관계에서 모든 이들에게 '호'가 될 수는 없다. '호불호'도 함께 존재한다. 즉,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인간은 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원하는 많은 일 앞에서 주춤하기도 한다. 삶에서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동창과의 관계에서 조금 서툰 친구지만 나를 찾아와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를 사랑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항상 고맙다.

가끔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를 보는 마음이 불편의 끝자락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래서 친구가 타인과의 다름을 조금이라도 인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 애쓴다. 그 또한 나의 행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 행복이 곧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김성희<새마을문고대구시서구지부 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