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어도 물가 못 따라가…실질소득 1.6% 감소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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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4  |  수정 2024-05-24 08:08  |  발행일 2024-05-24 제19면
1분기 월평균소득은 1.4%↑

소득 늘어도 물가 못 따라가…실질소득 1.6% 감소

올해 1분기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이 지난해 1분기보다 1.6% 감소했다. 과일·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끌어올린 고물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 고공행진에 가계 소비지출도 늘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505만4천원)보다 1.4% 늘었다. 가계소득은 지난해 2분기에 0.8% 감소한 뒤 3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소득 항목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64.3%)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29만1천원으로 1년 전(332만6천원)보다 1.1% 줄었다. 사업소득(87만5천원)과 이전소득(81만8천원)은 각각 8.9%, 5.8%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1.6% 감소했다. 2022년 2분기(-3.9%) 이후 가장 감소 폭이 컸다. 1분기 기준으론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실질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올라 가계 재정형편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천원으로, 지난해 동분기(282만2천원)보다 3.0% 늘었다. 다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0.0%를 기록, 사실상 그대로였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3.0%)과 지출 증가가 같은 비율을 기록한 셈이다.

소비지출은 식료품·비주류음료,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에서 증가했다. 최근 과일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평균 40만4천원으로 7.2%(2만7천원) 늘었다. 2021년 1분기(7.3%)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이다. 특히 과일 및 과일가공품 구매액이 5만1천원으로 18.7%(8천원)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소비는 11.7% 감소했다. 가격이 높아진 과일 구매에 쓰는 돈은 늘었지만, 실제 수중에 들어온 과일 수량은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이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음식·숙박(5.8%)과 오락·문화(9.7%)도 오름폭이 컸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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