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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영남일보DB |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이 먹거리의 고급화 추세도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일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반려견 사료와 아기 분유 및 이유식 판매량 비중을 비교해보면 각각 69%, 31%다.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보다 두 배이상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까지는 분유·이유식 판매 비중이 높았지만 이듬해부터 수치가 역전됐다.
연도별 분유·이유식 대비 반려견 사료 판매 비중을 보면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41%, 48%로 50%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 비중은 2021년 61%로 크게 높아졌다. 2022년 (54%), 2023년( 55% )에는 줄곧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간식 품목 역시 최근 5년 새 반려견용 판매 비중이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아용대비 반려견 간식 판매 비중은 2019년 53%→2020년 54%→2021년 53%→2022년 57%→ 2023년 61% 등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올해 1∼5월 반려견 간식 판매 비중은 63%로 근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엔 반려동물용 유모차인 이른바 '개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개모차 판매비중은 57%로 유모차 판매 비중(43%)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이는 급전직하하는 최근 출산율이 고스란히 반영된 소비 추세 변화로 분석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에서 2020년 0.84명→2021년 0.81명→2022년 0.78명→2023년 0.72명(잠정치)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0.76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이 기간 대구지역 합계출산율도 0.76명에 그쳤다.
반면 반려견 양육 인구는 꾸준히 증가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전국 등록 반려견 수는 2019년 209만2천마리에서 2022년에는 302만6천마리로 44.6% 급증했다. 대구에 12만8천224마리(2022년 기준)가 등록됐다.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분유·이유식 고급화 현상도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기준 분유·이유식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는 2019년보다 54% 높아져 반려견 사료 단가 상승률(42%)을 앞섰다.
G마켓 측은 "분유·이유식을 포함한 유아용품은 '골드키즈(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 트렌드 탓에 갈수록 프리미엄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며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한 아이에게 아낌 없이 지갑을 여는 풍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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