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대신 반려견?…반려동물 사료 판매량, 분유 추월했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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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3  |  수정 2024-06-02 13:15  |  발행일 2024-06-03 제13면
반려견 사료와 분유·이유식 판매량 비중 분석

프리미엄화 현상 강해져…'골드키즈' 트렌드 반영
아이 대신 반려견?…반려동물 사료 판매량, 분유 추월했다
반려견. 영남일보DB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이 먹거리의 고급화 추세도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일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반려견 사료와 아기 분유 및 이유식 판매량 비중을 비교해보면 각각 69%, 31%다.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보다 두 배이상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까지는 분유·이유식 판매 비중이 높았지만 이듬해부터 수치가 역전됐다.


연도별 분유·이유식 대비 반려견 사료 판매 비중을 보면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41%, 48%로 50%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 비중은 2021년 61%로 크게 높아졌다. 2022년 (54%), 2023년( 55% )에는 줄곧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간식 품목 역시 최근 5년 새 반려견용 판매 비중이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아용대비 반려견 간식 판매 비중은 2019년 53%→2020년 54%→2021년 53%→2022년 57%→ 2023년 61% 등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올해 1∼5월 반려견 간식 판매 비중은 63%로 근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엔 반려동물용 유모차인 이른바 '개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개모차 판매비중은 57%로 유모차 판매 비중(43%)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이는 급전직하하는 최근 출산율이 고스란히 반영된 소비 추세 변화로 분석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에서 2020년 0.84명→2021년 0.81명→2022년 0.78명→2023년 0.72명(잠정치)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0.76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이 기간 대구지역 합계출산율도 0.76명에 그쳤다.

반면 반려견 양육 인구는 꾸준히 증가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전국 등록 반려견 수는 2019년 209만2천마리에서 2022년에는 302만6천마리로 44.6% 급증했다. 대구에 12만8천224마리(2022년 기준)가 등록됐다.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분유·이유식 고급화 현상도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기준 분유·이유식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는 2019년보다 54% 높아져 반려견 사료 단가 상승률(42%)을 앞섰다.

G마켓 측은 "분유·이유식을 포함한 유아용품은 '골드키즈(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 트렌드 탓에 갈수록 프리미엄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며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한 아이에게 아낌 없이 지갑을 여는 풍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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