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대구 저축은행 건전성 '비상등'…3곳 연체율 30% 넘었다

전국 저축은행(2금융권) 자산 순위 상위 20곳의 올해 1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1%대까지 치솟았다. 1년 새 2.6배 뛰었다. 대구지역 저축은행들도 고금리 장기화와 PF 부실 우려에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연체율이 30%가 넘는 등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 내용을 보면 자산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올 1분기 부동산 PF 연체율(단순평균)은 11.05%로 지난해 1분기(4.4%)보다 6.65%포인트나 상승했다.

자산순위 상위 20개사의 자산 총액은 87조7천600여억 원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자산총액(122조7천억원)의 72%를 차지한다.

PF 연체율이 10%가 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1곳에서 올해 1분기 10곳으로 대폭 늘었다. 1분기 PF 연체율이 높은 곳은 키움(19.18%), 상상인(18.97%), 페퍼(17.32%), OK(15.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부동산 업종(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4.57%→12.08%로 7.51%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이 10%대를 넘는 곳은 1곳→14곳으로 크게 불어났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은 상상인(25.05%), 키움(17.59%), 페퍼(17.41%), 웰컴(16.47%) 등의 순으로 높았다.

대구지역 주요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치솟았다. 라온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1.31%로 지난해 동분기(9.68%)보다 11.63%포인트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엠에스저축은행은 7.78%→21.56%, 유니온저축은행은 1.53%→17.85%, 대백저축은행 7.30%→14.19%, 드림저축은행 3.17%→12.02%로 급증했다.

부동산PF 연체율이 30%가 넘는 저축은행도 3곳이나 됐다. 유니온저축은행(36.26%)이 가장 높았다. 이어 엠에스(31.96%), 대백저축은행(30.40%) 순이었다. 드림저축은행의 PF 연체율(21.7%)도 높았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자,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연체율 관리가 미흡한 10여 개 저축은행에 대해 2차 현장점검에 나섰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체율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 비율이 14.69%로 법정 기준(자산 1조원 이상 8%·1조원 미만 7%)을 상회하는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성 분류 기준이 개선되며 저축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