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새마을금고 보관하던 '좀도리단지' 국가 예비문화유산 등록 추진한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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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6 14:11  |  수정 2024-06-16 14:12  |  발행일 2024-06-16
근검절약과 상부상조 상징 좀도리단지, 국가유산청에 신청

50년 역사 담은 '좀도리운동', 금고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왜관 새마을금고 보관하던  좀도리단지 국가 예비문화유산 등록 추진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경북 칠곡군 왜관새마을금고로부터 기탁받은 '좀도리단지'를 국가유산청에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근검절약과 상부상조 정신을 담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좀도리단지'가 국가 예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중앙회)는 경북 칠곡군 왜관새마을금고에서 기탁받은 '좀도리단지'를 국가유산청에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될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 및 관리하는 제도다.


중앙회 측은 "사랑의 좀도리는 1960~1970년대 우리 사회의 근검절약과 상부상조를 상징하는 도구다. 금융을 통해 농촌지역의 빈곤을 극복했음을 보여주는 근현대의 값진 유산으로 보존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했다.

이번에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한 좀도리단지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울 분원장인 선지훈 라파엘 신부가 지난 4월 왜관새마을금고에 기증한 것이다. 그는 왜관읍 순심고교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좀도리단지를 발견하고 좀도리운동의 역사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왜관새마을금고에 기증했다.

지름 27㎝, 높이 22㎝ 인 좀도리 단지는 전면에 '좀도리'라는 한글이 쓰여 있다. 검은색 유약을 사용해 보통 좀도리단지와 달리 전통적 민예품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절미항아리인 좀도리는 전라도 방언으로, 밥을 지을 때마다 쌀을 한 숟가락씩 퍼서 보관하던 옹기다.

1960~1970년대 사람들은 좀도리에 모은 쌀을 집 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이웃을 돕는데 사용했다. 새마을금고는 외환위기로 기업 파산 등으로 실직자, 빈곤층이 급증하자 이들을 돕기 위한 행사를 1998년부터 전개했다. 그러면서 좀도리에 담긴 미풍양속을 되살려 '좀도리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좀도리운동은 새마을 금고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사회공헌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국가유산청은 접수된 좀도리단지에 대해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이 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좀도리단지는 한국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새마을금고 정신인 근검절약과 상부상조의 가치를 상징하는 유산이다"며 "좀도리단지를 시작으로 1960~1980년대 절미운동 기록, 회의록 등 기탁받은 유물도 근현대 문화유산 지정을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에는 중앙회의 좀도리단지 외에도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사용하던 자동 성냥 제조기,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삼륜 화물차, 월간지 '뿌리깊은나무'의 친필 원고 등이 접수됐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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