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길조와 흉조가 있고, 오색 찬란한 아름다운 새가 있는가 하면 울음 또한
다양하다. 타조와 같이 날지 못하는 새가 있는가 하면, 늙은 거지와 다름
없는 벵갈 독수리는 울음이 없다.
꾀꼬리는 그 울음소리가 아름다워 뭇 인간들이 꾀꼬리 같은 노래라고 한
다. 노고지리(종달새)는 참새같이 아름답진 않지만 그 울음 소리가 너무나
고와 중국 사람들은 행운을 불러온다 해서 조롱에 넣어 기르기도 했다.
몸집에 비해서 소리가 엄청나게 큰 새도 있다. 이 산, 저 산, 이 곳, 저
곳에서 울어대는 산비둘기와 뻐꾸기다. 산비둘기는 한올 토해내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애미죽고 자식죽고 구구구구/며느리 죽고 손자죽고 구구구구 할미죽고
애비죽고 구구구구/애고애고 원통해라 구구구구."
마치 피를 토해내는 것 같은 산 비둘기의 울음소리는 평화를 상징한다.
비둘기 울음소리는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달래주는 것 같기도 하
다.
"뻐-꾹 뻐-꾹."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비정한 여름 철새인 뻐꾸기는 소리도 크지만 무
척이나 많이 울어대니 한(恨)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뻐꾸기는 자기 새끼를 자기가 기르지 않는다. 그것도 자기보다 몸집이
큰 새에게는 근접도 하지 않고 오목눈이 새 같은 작은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아 기르게 한다.
부화된 뻐꾸기 새끼는 털도 나지 않고 눈도 뜨이지 않았는데도 오목눈이
새끼를 둥지 밖으로 악착같이 밀어내 다 죽이고 혼자 남는다.
오목눈이 새는 자기 새끼인줄 알고 그 작은 몸집으로 자기보다 열배가
더 큰 뻐꾸기 새끼를 열심히 먹이를 날라 키운다.
이때 진짜 어미는 새끼 뻐꾸기 주위를 맴돌며
"원망마라 원망마라 뻐-꾹 뻐-꾹/내가 너를 버린 것을 뻐-꾹 뻐-꾹 살
기위해 버렸나니 뻐-꾹 뻐-꾹/인연일랑 끓지 말자 뻐-꾹 뻐-꾹." 음흉한
신호를 보낸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훨씬 크다는데 어느날 완전히 자란 뻐꾸기 새끼
는 말 한마디 없이 어미 뻐꾸기와 함께 사라진다. 오목눈이 새는 탈진하여
빈 둥지만 바라보고 있다.
거짓과 위선 속에 남을 속이고, 죽이고, 나만 살겠다는 사회 단면을 보
는 것 같이 비애를 느낀다.
뻐꾸기는 지금도 울고 있고, 뻐꾸기 같은 인생이 지금도 활개치고 있다.
<소설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