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격 인하 불 붙을까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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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17 07:50  |  수정 2014-04-17 10:11  |  발행일 2014-04-17 제15면
기능 향상된 갤럭시S5 출고가는 내려 경쟁사제품에 영향줄 듯
저가·보급형도 큰 폭으로 하락…가격 거품없애기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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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5 이미지. 최근 출시된 갤럭시S5는 성능은 개선됐지만 이전 모델에 비해 출고가격을 9만원 정도 인하해 업계의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7일 이동통신 3사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일제히 출고가 86만6천800원에 출시했다.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해온 갤럭시 시리즈의 최신작인 갤럭시S5는 5.1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심박센서, 1천600만 화소 카메라, 배터리 수명, 지문인식기능 등으로 기능은 개선됐지만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이는 전 모델인 갤럭시S4(LTE-A)의 출고가격(95만원)과 비교하면 9만원 정도 내린 것이며, 갤럭시S3 LTE(99만4천원)에 비해서는 약 13만원이 낮아진 가격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보조금 최대금액인 27만원이 지급될 경우 59만6천800원에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크게 낮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갤럭시S5가 출고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0만원대에 육박하며 소비자들의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물론, 보조금 지급으로 홍역을 치렀던 스마트폰의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통신비 부담의 주요 원인

최근까지 국내 각 업체별 전략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대부분 90~100만원대로 책정됐다. 최근 출시된 LG전자 G프로2와 팬텍의 베가시크릿노트는 모두 99만9천원의 출고가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는 106만7천원의 출고가로 판매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높은 출고가 때문에 국민들의 휴대폰 단말기 빚은 지난해 1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임수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통신사 할부채권 보유규모’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약정기간 동안 납부해야 할 단말기 빚은 11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 수(5천468만840명)를 나눠 계산하면 1인당 20만1천167원의 단말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5조천억원, KT는 3조4천억원, LGU+는 2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를 놓고 시민단체는 물론 국정감사에서도 ‘출고가 뻥튀기’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제조사가 스마트폰 출고가를 지나치게 높여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모두 출고가를 뻥튀기한 후 그 차액을 보조금으로 지급해 보조금 대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통신사들의 요금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높은 출고가격도 가계 통신비 부담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단말기 출고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가격 인하 계속될까

이번 출고가 인하를 놓고 업계는 향후 경쟁사들의 신제품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갤럭시S 시리즈가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도전하는 경쟁사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말 출시를 앞둔 팬택의 아이언2와 상반기 중 출시되는 LG전자의 G3도 최종 출고가격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또한 5월에 자급제 형태로 판매될 예정인 소니의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2의 출고가격은 780달러(81만1천4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작인 엑스페리아 Z1의 출고가격이 10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20% 정도 낮아진 것이다. HTC의 차기 제품인 M8도 약 75만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가·보급형 스마트폰들도 가격인하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팝과 갤럭기코어 어드밴스의 출고가를 모두 31만9천원으로 낮추며 큰 폭으로 인하했다. 팬텍 역시 베가레이서2 블링은 출고가가 26만9천원이다. 합법적 보조금 27만원이 지급될 경우 공짜 내지는 4만~5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 통신사의 관계자는 “스마트폰들이 성능이 높아지다 보니 고가의 부품 사용으로 자연스럽게 출고가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그동안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들의 초기 출고가는 업계에서도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90만원대 스마트폰의 경우 실제 제조 원가는 40만∼50만원에 불과하지만 리베이트와 마진, 보조금 등을 포함해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며 “갤럭시S5의 출고가격 인하는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출시되는 제품들의 출고가격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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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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