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익은 과일…농가 울상

  • 박주희
  • |
  • 입력 2014-07-30 07:27  |  수정 2014-07-30 08:26  |  발행일 2014-07-30 제2면
폭염·마른 장마 영향, 중·남부지방 동시 출하
여름과일 값 큰폭 하락···내달 중순엔 품귀 예고
38년 만에 ‘이른 추석’ 사과·배 없어서 못살 듯
20140730
주요 여름과일 소매가격 하락률

이른 더위와 마른장마 영향으로 복숭아·수박 등 여름 과일이 때 이르게 대거 출하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또 38년 만에 가장 이른 ‘9월 추석’으로 사과·배 등은 아직 충분히 익지 않아 유통업체에서 벌써부터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복숭아 10개(백도 상품)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2만1천285원으로 1년 전(2만5천566원)보다 17% 떨어졌다. 대구 동구시장에서도 복숭아 10개(백도)가 1년 전(2만5천원)보다 20% 내린 2만원에 팔리고 있다.

수박은 개당 1만6천513원으로 전년(2만355원)보다 19%나 내렸다. 포도 가격도 뚝 떨어졌다. 포도 캠벨얼리(상품) 1㎏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6천216원으로 1년 전(8천582원)보다 28%나 폭락했다.

이처럼 여름 대표 과일의 가격 하락 사태는 올해 유난히 이른 음력으로 각 농가에서 재배와 출하 시기를 앞당겼을 뿐만 아니라 4~5월의 이른 더위와 마른장마로 과일의 생육 기간이 짧아지면서 중·남부지방 출하물량이 조기에 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만촌점 관계자는 “올여름 판매되고 있는 과일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예년보다 철이 일찍 도래하고 지나간다는 점”이라면서 “7월이면 수박과 자두가 가장 주력상품이고 8월에 접어들면 복숭아·포도가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인데, 현재 수박과 자두는 끝물느낌이 나고 오히려 1~2주 일찍 복숭아와 포도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금처럼 무더위가 계속된다면 8월 중순 이후부터는 복숭아·포도 등의 과일값이 점차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1~2주 일찍 때 이르게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8월 중순 이후에는 오히려 출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38년 만에 가장 이른 시기에 찾아온 ‘여름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벌써부터 분주하다. 사과·배 등 차례상에 오를 과일이 충분히 익지 않아 햇과일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동아마트 관계자는 “사과·배는 불그스름하면 선물세트로 제작해야 할 정도”라면서 “이른 추석이라 물량 자체가 적다 보니 품질도 예년만 못하고, 가격 또한 지난해보다 20~30%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단, 미리미리 선물세트를 마련하는 고객들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사과·배 과일세트 대신 정육·홍삼·복숭아 세트 등으로 품목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 물량이 풀리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사과·배의 가격이 보다 안정화될 수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과·배의 경우 올해는 추석 2~3주 전에 사려면 물량이 없고 비싸다. 오히려 8월 말 이후에 사는 것이 가격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