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의 양극화…젊은 세대는 소극적 중·장년층은 적극적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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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9   |  발행일 2014-08-29 제1면   |  수정 2014-08-29
지원불구 청년창업 감소
40·50대가 65%나 차지

청년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청년창업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장년층 창업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드러나 정작 창업을 주도해야 할 세대가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발표한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9.4%(3천572개) 증가한 4만1천485개로,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4만개를 넘어섰다. 이는 사실상 40~50대가 주도했다. 40대 창업자의 신설법인이 1만6천389개(39.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대 1만593개(25.5%)였다. 60대 이상의 법인 설립도 3천239개를 기록했다. 50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2.8%, 60대는 13.3%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30대의 신설법인은 9천386개로 지난해 대비 5.2% 증가하는 데 그쳤고, 29세 이하에서는 1천833개로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2.4% 감소했다.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 정책이 생각보다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신설법인 역시 8천개를 넘어서며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이 역시 40~50대가 이끌었다. 40대와 50대의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각각 3천181개, 2천145개였으며 40대의 법인 신설이 전년 동기 대비 371개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박근혜정부 들어 청년 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청년창업 관련 예산은 1천670억원으로, 지난해의 1천100억500만원과 비교해 51.7%나 늘었다. 이에 따라 청년창업펀드(1천억원), 엔젤매칭펀드(3천억원), 대학 내 창업아카데미 지원(100억원) 등 청년창업 지원만을 위한 정책이 수립되기도 했다.

대구시 역시 권영진 시장의 공약으로 창업 펀드 1천억원을 조성하는 등 청년 창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서 늘려갈 방침이다. 또한 대구경북테크노파크나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지역 대학들 역시 각종 사관학교 운영, 공모전 개최 등을 통해 청년 창업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창업시장은 베이비붐 세대인 중·장년층이 주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조기퇴직이 늘었고 정년으로 인한 자연 퇴직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지적하며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창업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계범 소상공인창업전략연구소 대표는 “최근 등장한 1인 창조기업도 청년창업에 가깝고, IT 업종 역시 대부분 청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청년 창업붐과 함께 실버 창업까지 추가돼 지원이 늘어가고 있지만 중·장년층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폐업률도 상당히 높다. 창업자금 외에도 이들의 사회적 경험을 창업과 연계시킬 수 있는 교육이나 지원시스템 등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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