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고갯길 넘자 입대고갯길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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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5 07:19  |  수정 2014-11-25 09:50  |  발행일 2014-11-25 제1면
작년 육해공군 모집병, 평균 경쟁률 4대1 넘어
군대도 재수·삼수시대
20141125

계명대에 재학 중인 정모씨(19)는 1학년 1학기를 마친 뒤 군 입대를 계획했다. 부모님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드리고, 어차피 의무 사항이니 빨리 다녀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하지만 정씨는 지난 9월 해병대 자원입대를 신청했다가 입대시기가 맞지 않아 취소했고, 지난 10월 다시 육군 기술행정병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정씨는 “입대 일정이 잡히지 않아 앞으로 휴·복학 등 학사일정 잡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다.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같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자진해서 입대를 희망하는 젊은이가 늘면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이른바 ‘군대 재수생’이 늘고 있다.

21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대구·경북지역 군 모집병의 지원자 수는 육군 5만3천897명, 해군 1만4천502명, 공군 1만1천834명 등 모두 8만233명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지원자 수 6만6천15명을 1만4천명 이상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반면 올해 10월까지 실제로 입영한 인원은 1만3천75명으로 모집병 경쟁률이 6.13대 1에 달했다.

모집병 지원자 수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국의 모집병 경쟁률은 육군이 2.3대 1에서 4.1대 1로, 해군 2대 1→4.3대 1, 공군 2.9대 1→ 4.8대 1로 증가하는 등 눈에 띄게 높아졌다. 대략 모집병 지원자 4명 중 3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재지원해야 하는 셈이다.

현역병도 원하는 날짜에 입영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현역병은 자신의 전공·자격·면허 등 특기를 살리면서 입대 날짜를 일단 선택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입대일이 달라진다.

운이 좋은 경우 곧바로 원하는 날짜에 입영이 가능하지만, 때에 따라선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다.

현역 입영대상자의 80% 이상이 대학생인 만큼 특정 달에 지원이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육군 복무기간이 21개월임을 감안할 때 1월에서 5월 사이 입영을 해야 제대 후 복학이 용이해진다.

이에 병무청은 지난해부터 1~5월에 지원한 현역병의 선발 방식을 선착순에서 추첨식으로 변경했다.

이처럼 군 입대 희망자가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 관계자는 “취업난이나 불황 때문에 군입대를 선택하는 경향보다는 군 기피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입영지원자 스스로 병역이행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 같다”며 남들 갈 때 같이 다녀오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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