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미·솔미·해미씨의 ‘울랄라 시스터즈’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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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8   |  발행일 2014-11-28 제35면   |  수정 2014-11-28
대구 가요계에 ‘세 자매 트리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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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선 드물게 세자매가 똘똘 뭉쳐 만든 통기타 트리오인 울랄라 시스터즈. 최근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에 7090 라이브카페를 열어 추억의 노래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세 명이 다 기타를 칠 줄 안다는 것도 큰 화제.



어린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서로 뿔뿔이 흩어져 살다
16년전 극적으로 다시 만나
지근거리에 살며 노래 시작
듀엣·혼성트리오·솔로 거쳐
큰언니 제안에 전격 ‘트리오’
지산동에 라이브카페 열고
다양한 레퍼토리의 곡 열창

박해미(39)·박솔미(44)·박채미(46).

세 자매는 노래 없으면 죽을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시집 가서 독립했지만 음악 때문에 통기타 트리오를 결성했다. 이름도 맛깔난다. ‘울랄라 시스터즈’.

음역대로 보면 막내가 저음, 둘째는 중음이면서 코러스를 담당하고, 큰언니는 가장 파워풀한 고음이라서 둘의 목소리에 굵직한 라인을 그어준다. 선곡은 막내가 담당한다. 세 명 모두 통기타를 다룰 줄 알지만 막내가 그래도 가장 실력이 낫단다. 레퍼토리가 풍성하다. 대학가요제, 7080, 세시봉 노래부터 성인트로트와 팝송까지 커버한다.

막내는 달성군 화원읍, 둘째는 달서구 대곡동, 큰언니는 수성구 상동에 산다. 올해 팀명을 내세운 7090 라이브카페를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근처에 오픈했다. 오후 7시에 문을 열면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셋은 매일 세 타임(9시, 10시, 11시)을 챙긴다.

사실 막내는 밤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남편 때문에 맘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내의 뮤직파워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셋은 이구동성으로 “남편과 가족의 이해와 격려가 없다면 우리는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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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미씨·박해미씨·박솔미씨.(사진 왼쪽부터)

◆ 가족애 확인 위해 부르기 시작한 노래

노래를 가장 먼저 시작한 건 큰 언니. 2013년 ‘그 남자’란 노래로 음반을 냈다.

음악적 경험은 막내가 나이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다양하다. 살림을 하던 막내는 2002년 노래를 위해 집을 박차고 나왔다.

그가 두 언니를 만난 건 1998년쯤. 어린 시절 집안 형편 때문에 함께 보낼 수가 없었다. 모두에게 상처였다. 큰언니는 의성, 작은언니는 성주에서 자라게 되었다. 막내는 영천에서 자랐다. 그러다가 16년 전쯤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다. 혈육의 정이 너무 그리웠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너무 아쉬워서 그때부터 셋은 가까이서 붙어 살게 된다. 큰언니 곁으로 다 모여서 살다가 결혼도 하고, 그러다 노래를 시작하게 됐다.

역시 생긴 모습 그대로 큰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끼순이’였다. 그녀만 나타나면 주위는 박수갈채로 뒤집어졌다. 막내도 동네 어른 앞에서 노래 부르길 좋아했다. 특히 최병걸의 ‘진정 난 몰랐었네’를 잘 불렀다.

처음에는 큰언니와 듀엣을 결성해 행사를 다녔다. 너무 닮아 쌍둥이라는 얘기도 자주 들었다.

막내는 일단 노래대회부터 찾았다. 2000년 영천에서 열리는 ‘왕평가요제’에서 은상, 2005년 다시 출전해 박미경의 ‘날 도와줘’란 곡으로 대상을 거머쥔다. 비로소 대구연예협회 가수로 등록된다. 한 번 더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자매란 사실을 숨기고 큰언니와 함께 대구가요제도 출전한다. 큰언니가 대상, 막내는 금상을 받는다.

나만의 무대를 찾아가기로 맘을 먹는다. 각종 연예봉사단 무대를 누비는 동시에 수성구 범어동에 가요교실을 열고 큰언니, 대구 MBC 리포터 박순임씨 등과 함께 가요보급에 나선다.

이 무렵 셋이 뭉칠 기회가 찾아온다. 지역의 통기타 가수인 한영호씨가 세 자매의 노래를 듣곤 트리오를 결성해 보라고 권유한다. 셋도 용기를 갖고 팀을 만들었다.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에 있는 비슬문화촌에서 매월 열렸던 ‘비쓸락’이란 무대에서 셋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런데 큰언니의 목소리가 너무 튀었다. 함께 가기가 힘들었다. 결국 큰언니는 탈퇴했다. 결국 2007년 한영호씨와 막내와 둘째가 모여 혼성 트리오 ‘솔마루’를 결성한다.


◆ 트리오 각자의 길로

솔마루는 2012년까지 지속된다.

2010년을 넘어오면서 셋이 노래하는 것에 큰 임팩트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각자의 일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둘째와 큰 언니는 각자 무대를 찾아다녔다.

혼자 남은 막내는 2012년부터 나름대로 실력이 입증되어야 설 수 있는, 동구 신천동에 있는 7080스타일의 나이트클럽인 ‘프랜드’의 5인조 그룹사운드 ‘블루버드’의 리드보컬이 된다. 교체돼 새로 영입된 베이시스트가 해미의 목소리를 추천한 것이다. 하루 네 타임을 했다. 하지만 여느 무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버티기가 어려웠다. 그룹의 리드보컬이 되려면 증기기관차처럼 폭발적인 가창력을 뿜어내야 하는데 막내의 목소리는 아직 발라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의 여린 목소리는 밴드 악기 소리에 파묻혀버리기 일쑤였다. 라이브카페와 나이트클럽 그룹사운드 음악은 체질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3개월간 사투를 벌였다. 1년3개월간 실컷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보컬 파워는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리드보컬을 관둘 시점에 사회적기업인 지지문화예술단에서 꾸려가는 8인조 여성 그룹사운드 ‘GG밴드’에 간여했다. 이게 해체되고 나서 다시 5인조 그룹사운드 ‘뮤즈’의 일원이 된다.

공연의 스펙트럼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멀게는 마산음악페스티벌을 비롯해 지역의 각종 가요제에 자주 불려다닌다.

◆ 다시 울랄라 시스터즈로 상봉

큰언니의 ‘하명’이 떨어졌다.

“그동안 각자 플레이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으니 이제 똘똘 뭉쳐 세 자매의 위력이 뭔지를 한번 보여주자.”

모두 오케이였다. 큰언니는 세 자매가 모여 노래하는 게 꿈이었다. 결국 올해 ‘울랄라 시스터즈’로 뭉쳤다. 정체불명의 행사무대에 너무 지친 터라 자기만의 노래를 자기 맘대로 부를 수 있는 교두보가 필요했다. 지난 5월14일 지산동에 팀명을 상호로 한 라이브카페를 열었다.

이들의 주 레퍼토리는 이민규의 ‘아가씨’, 징검다리의 ‘여름’, ‘들고양이 메들리’ 등이다. 세 명의 음색이 서로 달라 하모니도 더욱 컬러풀하다.

최근 범어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주차장에서 2시간 단독공연을 가졌다. 현재 첫 단독 콘서트와 첫 앨범도 준비 중이다.

부디, 빅토리 울랄라 시스터즈! (053)783-7090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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