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운전 vs 폐쇄’입장 평행선…3차 심의서도 합의 진통

  • 송종욱
  • |
  • 입력 2015-02-27 07:25  |  수정 2015-02-27 09:54  |  발행일 2015-02-27 제4면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심의 늑장
20150227

재가동땐 주민 수용성 확보 난제
각종 지원금 규모도 큰 관심

반대측 민간검증단이 제시한
32개 안전개선사항 처리 숙제

전세계 운전중 원전 435기 중
50.8%가 가동연수 30년 넘겨

◆한수원, 주민 수용성 확보 과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여부를 둘러싼 심의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월성 1호기 재가동의 전제 조건이 그만큼 까다롭고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는 2008년 1월 10년 계속 운전 허가가 났다. 당시 한수원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총 1천960억원의 각종 사업비를 지원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가 30년간 그린벨트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1천310억원, 고리 2·3·4호기 출력 증강 650억원 등을 지원한 것.

윤청로 월성원자력본부장은 최근 열린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계속 운전으로 발생하는 1천400억~3천900억원의 이익금을 감안해 지역민들과의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지원금은 SOC 사업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교육·복지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주시민들은 고리 1호기 계속 운전 허가로 지원한 1천960억원의 각종 사업비를 지원 선례로 들고 있다.

그러나 고리 1호기가 30년간 그린벨트에 위치한 점을 감안,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 지원금을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고리 1호기는 10년간 계속 운전을 연장한 반면 월성 1호기는 계속 운전 심의가 늦어져 7년6개월 정도 재가동할 수 없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여기에다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여부로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권영길 경주시의회 의장은 “한수원이 그간 계속 운전 관련 협의체를 동경주대책위와 진행해 주민 간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이 그동안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을 추진하면서 경주시, 경주시의회를 배제한 채 동경주(감포읍, 양남·양북면)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 계속 운전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또 동경주주민을 제외한 20개 읍·면·동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민간검증단의 32건 안전 개선사항도 풀어야 할 과제

월성 1호기는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5천6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중수로원전의 최고 핵심설비인 압력관을 교체했고, 제어용 전산기 등 900여건의 부품을 새것으로 바꿨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해 9월12일 ‘계속 운전 기술적 안전성에 문제 없다’는 평가 결과를 원안위에 보고했다.

KINS 검증단은 월성 1호기가 “발생 확률이 1만년에 한 번인 규모 6.9∼7.0의 지진에도 필수 안전기능이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외 극한 사고에서의 한계사항과 이에 대한 개선사항이 적절하게 도출돼 스트레스테스트 가이드라인의 평가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신청부터 KINS의 평가 결과가 나오기까지 무려 4년10개월이 걸렸다. 이유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발생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2012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 원전 계속운전이 이슈가 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유럽식 스트레스테스트가 진행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인·허가 심사가 진행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점검도 함께 받았다. 2012년 6월 IAEA 점검단은 “발전소는 매우 좋은 상태”라고 평가했고 권고사항 13건이 도출해 개선사항을 제안했다. 한수원은 권고사항 12건을 조치 완료하고 1건에 대해서는 중장기 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반면 민간검증단이 지난 1월6일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며 계속 운전을 반대하며 32건의 안전 개선사항을 제시해 이에 대한 이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간검증단(지역주민 7·전문가 8·환경단체 4명)은 보고서에서 “증기발생기 세관 파단에 의한 방사성물질 방출 평가 및 대책 마련 필요 등 32건의 안전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이들 사항이 이행되어야만 월성 1호기의 안전운전이 가능하다”고 밝혀 계속 운전에 부정적 의견을 발표했다.

◆전 세계 원전 평균 가동 연수 28년

전 세계에 건설된 원전은 총 586기이다. 이중에서 현재 운전 중인 원전은 30개국 총 435기이다. 미국이 100기로 가장 많고 프랑스 58기, 러시아 33기, 인도 21기, 중국 21기, 캐나다 19기이며 한국은 23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현재 정지상태), 러시아에 이어 세계 5대 원전 강국으로 성장했다.

435기의 평균 가동연수는 28년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34년, 캐나다 30년, 프랑스 29년, 러시아 30년, 한국은 18년이다. 원전 5대 강국 중 후발주자인 한국의 평균 가동연수가 가장 짧다.

원전 가동 연수를 기준으로 할 때 30년 미만이 49.2%인 214기이며 31~40년된 원전이 37%로 161기, 41~50년된 원전이 13.8%인 60기이다. 계속 운전이 허가된 월성 1호기 같이 30년이 넘는 원전이 435기 중 50.8%인 221기로 반이 넘고 있다.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형 원전 종주국인 캐나다(19기 운영)도 설계수명이 만료한 원전 중 폐로한 원전은 젠틀리2와 피커링 2·3원전뿐이며, 젠틀리 2원전은 수력이 97%를 차지하는 퀘벡주 정부의 경제·정치적 판단에 따라, 피커링 2·3원전은 계속운전을 포함해 36년간 가동한 후 경제적 이유로 폐로했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26일 30년 설계 수명이 완료된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심의했으나 이날 밤 11시50분 현재까지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이날 제3차 전체회의도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재차 심의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원안위 전체회의에서 주민 수용성 확보가 제기돼 논란이 이어졌다.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논란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주민 수용성 등 지역 주민들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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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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