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복어 잡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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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4   |  발행일 2015-04-24 제41면   |  수정 2015-04-24
마냥 맵거나 짜지 않으면서 상큼한 양념으로 복어 자체의 식감 살려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복어 잡는 사람들


매콤하면서 그렇게 마냥 맵지만은 않다.

뒷맛의 여운은 달착지근한 맛까지 있어 때만 되면 줄을 서는 화끈한 맛의 복어 불고기와 복어요리를 잘하는 집이다. 매콤한 양념에 콩나물 넉넉히 곁들여 빨갛게 볶는 복어 불고기(1만2천원). 탱글탱글한 복어 살에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부터 남다르다. 옆구리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 노란색 줄이 뻗어 있는 고급 요리 재료로, 주로 산란기에 잡은 귀하디귀한 임진강에서 잡은 황복은 아니지만 황복만 쓴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황복은 배가 돼지처럼 볼록하고 산란기에 돼지 울음소리를 낸다고 하여 ‘하돈(河豚)’이라고도 불린다. 황복은 복숭아꽃 봉오리가 툭툭 터지는 4월 하순부터 6월초까지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뱃살과 가슴살 부위로만 요리한다. 뱃가죽 부위는 부드럽고 연하다. 가슴살은 닭고기처럼 알차고 차지다. 지방이 없다. 하얀 도화지에 하얀색을 칠한 듯 산뜻한 담백한 맛이다. 마냥 맵거나 짜지 않으면서 상큼하게 감치는 양념과 어우러진 복어 자체의 식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소주 안주로도 제격이다.

이 집의 복어탕(8천원)은 맑게 끓인 복지리와 얼큰한 매운탕이 있다. 뼈째 붙은 복어 살과 머리, 꼬리부분이 한 그릇에 통째로 들어 있다. 콩나물 듬뿍 넣고 끓여내는 복지리는 펄펄 끓는 그릇에 마지막에 약간 넣은 미나리가 힘을 잃고 처질 때쯤 식초 몇 방울 떨어트린다.

육수는 화학조미료나 다른 재료로 내지 않고 복어로 오랜 시간 끓여 내서인지 억지로 맛을 내는 다른 집과는 맛이 다르다. 뼈에 붙은 백옥같이 희고 쫀득한 복어살을 뜯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담백하면서 싱겁지가 않다.

많이 찾는 세트메뉴의 복껍질 무침은 야들야들 쫄깃한, 새콤하면서 매콤한 맛이다. 복튀김은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황복을 제법 도톰하게 포로 떠서 튀김옷을 입힌다. 겉은 유난히 바삭하다. 이 집은 주위 경관과도 잘 어울리는 도시풍 내외부를 갖춘 1, 2층의 카페 같은 분위기에 입식과 좌식, 개별실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가격 대비 음식의 품격이나 분위기가 전국 최고의 복어요리 전문점이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053)815-9951▶위치: 경산시 정평동 255-116▶영업시간: 오전 11시 - 밤 10시▶휴무: 없음▶주차시설: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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