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삼국유사 목판 가치 세계 홍보”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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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8 07:19  |  수정 2015-11-28 07:19  |  발행일 2015-11-28 제1면
복원작업 진행할 ‘도감소’
어제 군위서 개소식 가져
판각 과정 일반인에 공개
르 클레지오 “삼국유사 목판 가치 세계 홍보”
27일 군위군 군위읍 조선시대 체험시설인 ‘사라온 이야기마을’에 문을 연 삼국유사 목판사업 도감소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오른쪽 둘째)와 프랑스의 대표적 지한파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오른쪽 넷째)가 삼국유사 인쇄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고려 충렬왕 때 보각국사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를 찍어낸 목판을 복원하는 도감소가 27일 군위군 군위읍 조선시대 체험시설인 ‘사라온 이야기마을’에서 문을 열었다.

삼국유사 목판 복원 작업엔 노벨문학상(2008년) 수상자이자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어권 작가’라는 칭호를 얻은 세계적인 문학가 르 클레지오(75)가 직접 참여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도와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날 오후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영만 군위군수, 르 클레지오를 비롯해 목판사업 추진위원, 자문위원, 유관기관·단체장,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국유사 목판사업 도감소 개소식’을 가졌다.

도감소는 2017년까지 삼국유사 조선초기본, 조선중기본, 경상북도본을 목판으로 복원한다. 현존하는 삼국유사를 토대로 목판을 새긴 뒤 전통 방식으로 인쇄해 책으로도 찍어낸다. 경상북도본은 원본의 오·탈자를 보완하고 집대성한 교정본이다.

완성된 3개 목판은 안동·예천에 들어선 경북도청 신청사, 군위군청, 한국국학진흥원에 보관하고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

이 과정에서 르 클레지오는 특별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는 2012년 경주에서 열린 ‘국제 펜(PEN) 대회’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후 지금까지 경북과 꾸준한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금속 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 삼국유사 등 한국역사에 관심이 많아 이번에 자문역을 맡았다.

르 클레지오는 “삼국유사는 아주 훌륭한 세계적 유산이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목판과 책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전파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 7월 전국 공모를 통해 판각 작업을 하는 전문 각수 7명을 선발하고 실질적인 목판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은 의성과 고령, 강원 고성, 경기 안성, 경남 함양, 충북 보은, 충남 예산 등지에서 각자 판각을 해오다 이번에 5명이 도감소에서 뭉쳤다.

각수들은 전통 복장을 입고 공방인 판각소에서 조선중기본인 ‘중종 임신본’을 판각한다. 이 광경은 일반인도 볼 수 있다.

김 도지사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단순히 문화재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한민족 목판 기술의 중요성과 삼국유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대업(大業)”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의 지역 브랜드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라·고구려·백제 3국의 유사(遺事)를 모은 역사서인 삼국유사는 일연 스님이 고려 충렬왕 10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군위군 고로면에 있는 인각사에서 머물며 완성했다. 현재는 여러 종류의 인쇄본이 전해지고 있으나 목판 자체는 남아 있지 않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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