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행복한 대구 도시공간 재창조 .6] 해외서 배운다 ① 日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 21’

  • 이창호
  • |
  • 입력 2015-12-11   |  발행일 2015-12-11 제13면   |  수정 2015-12-11
‘도쿄의 그늘’서 탈피…외자유치로 글로벌 新도시 탈바꿈
20151211
조선소 등을 이전해 확보한 토지에 새로 매립한 터를 추가해 재개발한 신도시인 일본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 21’ 전경. 왼쪽 제일 높은 70층 높이의 건물이 랜드마크타워다. 바다쪽으로 갈수록 층고가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요코하마시 제공>

바닷바람이 대기를 가르고 가을의 정취가 깃든 지난달 초 일본 요코하마 베이시티. 요코하마 바닷길의 관문인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 지붕 위 공원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웨딩촬영을 하면서 연방 함박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의 갑판 위에 벨로드롬(사이클 경기장)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은 오래 전부터 웨딩촬영은 물론 청춘남녀의 데이트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멀리 요코하마 베이브리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던 예비신부 니시노 미키씨(30)는 “베이시티에 ‘미나토 미라이 21’이 조성돼 있어 선호하고 있다”며 “‘미라이’가 일본말로 ‘미래’를 뜻하기 때문에 예비부부들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해주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 21세기 미래 항구 도시

‘미나토 미라이 21’. 우리 말로는 ‘21세기 미래 항구도시’란 뜻으로 요코하마 도시재생의 얼굴격인 프로젝트다. 이는 ‘미래도시 창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존 도심인 간나이·이세자키 지역과 요코하마역 주변지역으로 양분돼 있는 도심을 일체화한 사업이다. 도심을 분단하는 자리에 있던 조선소·국철 조차장 등을 이전시켜 얻은 토지에 새로 매립한 터를 추가해 186㏊ 면적으로 재개발한 신도시다.


베드타운화 심해 재개발 추진
1986년 착공 현재 86% 진척률
닛산 본사 유치로 자립성 키워

70층 랜드마크타워 전망 ‘압권’
1853년 지은 ‘아카렌가’와 함께
과거·현재 조화로 관광객 발길


당초 이 사업의 배경엔 ‘도쿄의 그늘에 가려진 요코하마’가 있었다. 과거 요코하마는 취업인구의 25%가 도쿄로 출근을 하고 기업들도 도쿄로 옮기는 사례가 늘자 ‘도쿄의 베드타운화’가 심화됐다. 위기를 느낀 요코하마시는 도시의 자립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항만기능의 업그레이드와 수도권 업무기능의 분담을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특히 닛산자동차 본사를 이곳에 유치해 일본정부의 도쿄 위주 개발정책에 반전을 가져오게 했다.

요코하마시에 따르면 당초 거주인구 1만명을 목표로 조성된 ‘미나토 미라이 21’ 지구엔 현재 7천600명이 정주하고 있으며, 당초 19만명 목표인 취업인구도 현재 9만8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 들어온 기업의 3분의 1은 외국자본으로 ‘글로벌 요코하마’를 입증하고 있다. ‘미나토 미라이 21’은 1965년 첫 구상된 이후 1983년에 착공돼 현재 86%의 개발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 과거와 현재의 조화

요코하마 중심부의 워터프런트에 자리 잡고 있는 ‘미나토 미라이 21’은 현재 1천여개의 기업을 비롯해 호텔·쇼핑몰·놀이동산·국제회의장·미술관·콘서트홀 등 다양한 시설이 집약돼 연간 7천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요코하마의 대표적 명소로 우뚝 서 있다.

‘미나토 미라이 21’을 찾는 이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붙잡는 것은 지상 70층(296m) 높이의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 플라자가 인접해 있으며, 호텔과 컨벤션 홀 등이 들어서 있다. 69층 전망대인 스카이 가든에서 조망하는 요코하마 앞바다는 가히 압권이다. 이는 랜드마크타워를 시작으로 바닷가쪽으로 층고가 서서히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을 적용한 덕택이다. 특히 미쓰비시 조선소의 도크 자리에 세워진 이 빌딩의 앞엔 옛 도크가 그대로 보존돼 ‘도크야드가든’이라는 시민 이벤트 공간이 마련돼 있다.

랜드마크타워를 중심으로 퀸즈스퀘어빌딩, 일본 석유빌딩, 미쓰비시중공업빌딩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빌딩 역시 내부엔 크고작은 쇼핑몰과 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다. 사쿠라기초역에서 랜드마크타워·퀸즈스퀘어로 통하는 보행자 전용통로엔 무빙워크가 설치돼 있어 편리하고 쾌적하게 주변경치를 감상하면서 보행할 수 있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나와 랜드마크타워로 가는 길에 만나는 ‘아카렌가’(붉은색 벽돌 창고)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건물은 1853년 일본의 개항 이후 항만 물류창고로 쓰였던 곳으로 요코하마시가 철거하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각종 문화·상업시설로 재탄생시켰다. ‘미나토 미라이 21’을 찾은 방문객이 들르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콘텐츠를 구성해놓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이창호기자 leec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