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비염, 재채기·코막힘 10일이상 지속땐 의심을”

  •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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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6 07:52  |  수정 2016-04-26 07:53  |  발행일 2016-04-26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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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꿈나무아동병원 장희숙 원장이 비염증상이 있는 영아를 치료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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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소아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나 황사, 미세먼지로 인한 계절적 요인으로 오인되어 놓치기 쉽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고 치료 기간이 길기 때문에 항상 감기에 걸려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열이나 전신증상 동반 여부, 앓는 기간 등으로 그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다.

감기는 대개 1~2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비교적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데 열이 나면서 목이 아프고 다른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그 후로 콧물, 재채기와 기침 등을 동반한 뒤 10일 정도면 자연히 좋아진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은 열이나 전신증상 없이 콧물, 재채기와 코막힘 증상이 대체로 급히 나타났다가 환경 변화에 따라 빠르게 사라지기도 하나, 때에 따라 오랜 시간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계절적으로 요즘같은 봄이나 가을에 심할 수 있으며 또는 일 년 내내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24%가 어린이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다간
천식 악화·성장 등 발육에도 문제
전문의 정확한 진단받아 치료해야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환경에 노출됐을 경우에 재채기와 코 막힘 증상이 심해진다거나, 증상의 호전 및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을 보인다. 맑은 콧물로 인한 ‘코 훌쩍임’, 코 막힘과 가려움 증상으로 인한 ‘코 문지름’이 자주 반복되거나, 눈물이 나고 눈이 가려워지며, 목이 아픈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아이의 코막힘 증상이 오래 나타나는 등 단순 감기와 차이를 보일 경우 바로 전문의를 찾아 알레르기 검사나 방사선 촬영 등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다발적 혹은 순차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발현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이염과 부비동염 등의 이차 감염이 발생하거나 알레르기 비염과 잘 동반되는 천식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화되면 만성피로와 스트레스, 잦은 두통과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의 경우 콧물, 코막힘으로 숙면 방해, 영양 장애 등이 발생돼 성장 등 발육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굳어지면서 치아 불균형과 같은 부정 교합이나 얼굴형 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습 시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이면 코가 막히는 탓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렵고, 흐르는 콧물을 계속 닦으며 훌쩍이다 보니 두통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아 시기에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할 경우 천식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천식 환자의 8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60%가 천식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악화되면 천식도 악화되어 숨쉬기 힘들고, 기침, 천명 소리가 심해지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의심될 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대구 꿈나무아동병원 장희숙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알레르기 비염 환자 4명 중 1명인 24.3%가 9세 이하 어린이 환자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데, 영유아나 소아 시기 알레르기 비염 및 천식을 봄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 질병 악화를 유발하고 성장, 학습 방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경우 세계천식기구의 천식치료 지침(GINA guideline)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신체적 특성상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하는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이 힘들면 아이가 먹기 편한 츄어블 정 약물인 ‘류코트리엔 조절제(성분명: 몬테루카스트나트륨)’를 복용하면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없는 환경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환경요법은 알레르기 질환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피하도록 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곤충, 곰팡이 등이 있으며, 악화 원인으로는 담배 연기, 실내 오염물질, 기후변화, 악화 약물, 스트레스 등이 있다.

원인물질 제거를 위해서는 집안을 적극적으로 환기하고, 청소와 물걸레질을 자주 해야 한다. 침구류는 뜨거운 물에 2주일에 한 번 정도 빨고 햇볕에 자주 말리고 터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매트리스, 카펫, 천으로 된 소파와 인형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집안의 습도를 낮추어 상대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한다.

<도움말=대구 꿈나무아동병원 장희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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