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으로 본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1] 접근성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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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5 07:16  |  수정 2016-05-25 08:31  |  발행일 2016-05-25 제3면
밀양, 1시간이내 거리에 1300만명…부산서도 35㎞ ‘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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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입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신공항 입지결정을 한 달 앞두고, 25~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최종관문인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다. 부산은 그동안 금기시해온 정치권까지 동원하는 등 막무가내식 신공항 유치경쟁을 시도했다. 이를 말없이 지켜보던 대구·경북·경남·울산은 참다못해 공동성명를 통해 고육지책(苦肉之策)식 대응을 해왔다. 현시점에선 신공항 입지를 결정할 중요 평가항목에 대한 냉철한 접근이 요구된다. 아직 사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영남권 시·도민들에게도 쟁점사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 때 대구 등은 활주로 2본의 국제선 통합 신공항이 건설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면 부산은 김해공항을 존치한 상태에서 가덕도에 활주로 1본의 국제선 신공항을 짓겠다고 밝혔다. ADPi는 신공항의 규모·성격 등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영남권 시·도의 운명을 좌우할 중차대한 상황에서 기존 공개된 내용을 토대로 유력한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의 △접근성 △환경 △안전성 △수요에 대해 차례로 짚어본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운송도 편리
구미·포항·울산 등 産團 ‘날개’
함양∼울산 고속도 완공땐 가속
밀양까지 도착 시간 더욱 단축
남부경제공동체 구심점 기대감



대구·경북·경남·울산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영남권 5개 시·도 1천300만명이 1시간 내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실제로 밀양은 국가산업단지 등이 포진해 있는 울산(35㎞), 창원(17㎞), 포항(90㎞), 구미(92㎞), 경주(68㎞)와 한 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대구와는 58㎞ 거리에 있고, 가덕도를 신공항 입후지로 밀고 있는 부산과는 3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부산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마치 대구에만 이점이 있다는 식의 논리를 펴지만, 거리상으로는 오히려 인천국제공항을 대체할 신공항을 갈구하는 부산시민들에게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밀양과 인접한 고속도로 IC를 기준으로 보면 한 시간 이내 접근가능한 주요 도시는 부산을 비롯해 울산, 창원, 대구, 구미, 경주다. 여객 운송뿐 아니라 이들 산업단지에서 발생되는 항공화물 수요의 근접 처리도 용이해진다. 배나 국내 유일한 관문공항인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해외 선진국도 국제공항에서 이동시간이 1시간권 이내 지역에 기업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지난 17일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4개시·도지사가 밀양에서 긴급회동을 가진 것도 이같은 밀양의 지리적 접근성을 우회적으로 부각한 측면이 있다.

특히 현재 한창 공사중인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밀양과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울산까지의 이동거리는 불과 15~20분 이내로 좁혀진다.

밀양을 신공항 후보지로 밀고 있는 대구와 지역 시민단체인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회는 신공항 효과를 영남권에 국한시키지 않고 호남을 포함해 남부권 전역으로 넓게 보고 있다. 중부권(수도권, 충청·강원권)과 대비해 남부권은 인구가 2천만명, 국가산단의 50%가 포진해 있으면서도 수도권과의 경제력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하늘길을 열어 그 간극을 좁혀가자는 열망이 녹아 있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공들이는 대구~광주고속화철도(시속 250㎞)가 현실화되면 호남과 밀양 간 이동거리도 1시간30분 내로 단축된다.

정부가 고민하는 신공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영·호남 등 남부권 주요 도시들도 대상 범주에 포함돼야 실질적인 남부경제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의 토대를 놓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반면 가덕도는 영남권 전체 주민 입장에서 볼 때 부산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영남권 또는 남부권을 아우르기보다는 국토 동남쪽에 위치한 또 하나의 지역공항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게 지역 공항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대 항공화물 수요지인 구미와는 무려 133㎞나 떨어져 있다. 더욱이 현재로선 가덕대로가 가덕도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접근 교통망을 추가 건설할 경우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부산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도시철도 하단~녹산선의 조기추진에 합의해 이런 지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신공항과 연계된 순환도로망과 철도망이 차후 갖춰지면 지리적 접근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부산신항의 존재를 부각하며 하늘과 육지, 바다를 잇는 물류망이 완성되면 영남권 경제도약의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편다. 하지만 부산은 용역기관의 평가항목 가중치 점수 부여시 접근성에 배점을 높게 하면 여전히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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