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폭력 경고 활동해온 호주 18살 청년의 죽음

  • 입력 2016-07-27 00:00  |  수정 2016-07-27
4년 전 친형 음주폭력으로 사망…줄곧 협박메일 받아

 음주관련 폭력의 위험성을 알려온 18살 젊은이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호주 사회가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시드니대학 신입생인 스튜어트 켈리는 지난 25일 시드니 북부 해안의 한 주차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타살이나 사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스튜어트가 숨진 날은 주폭(酒暴) 피해자로 호주 사회에 널리 알려진 친형 토머스 켈리의 4주기를 약 3주 지나서였다.


 시드니 맥쿼리대학에 다니던 형 토머스(당시 18세)는 2012년 7월 친구 생일파티참석차 난 생처음으로 대표적 유흥가 킹스크로스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토머스는 여자친구와 함께 밤 10시께 길을 걷던 중 느닷없이 날아온 주먹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고, 의식불명 상태로 이틀을 버티다 숨졌다.


 하나뿐인 형이자 가까운 친구였던 형의 죽음은 당시 14살이던 스튜어트뿐만 아니라 아버지 랠프, 엄마 케이시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가족은 주폭 범죄에 대해 단호한 처벌을 요구하는 캠페인에 나섰고, 시민들의 동참으로 토머스의 이름을 딴 재단도 만들어졌다.


 가족은 특히 토머스를 숨지게 한 주폭 가해자에게 5년형이 선고되자 지나치게 낮은 형량이라고 반발하며 법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결국, 시드니를 관할하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의회는 법을 개정, 주폭 범죄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가해자 형량을 징역 8∼25년으로 강화했다.


 NSW 주정부는 또 킹스크로스와 시드니 도심 술집은 오전 1시 30분 이후에는 새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다시 오전 3시부터는 더는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락아웃 법'(lockout laws)도 도입했다.


 토머스의 가해자는 항소 과정에서 형량이 징역 13년으로 늘었다.


 락아웃 법으로 킹스크로스의 범죄는 격감했고, 이 법 도입을 따르는 지역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킹스크로스 지역 술집이나 클럽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스튜어트에게는 이메일 등을 통한 협박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학업도 1년 미룰 지경이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호주판이 스튜어트 친구들의 말을 인용해 27일 전했다.


 스튜어트는 형 이름을 딴 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젊은이를 상대로 음주관련 폭력의 위험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왔으며, 지난해 한 행사에서는 정치인들을 향해 관련법에 더 폭넓은 변화를 요구하는 인상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 랠프는 2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두 아들의 비극과 관련, "무슨 말을 할수도, 어떤 설명도 할 수 없는 가장 고통스러운 작별인사"라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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