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결과 맞히기 불법 베팅 사이트 등장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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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9  |  수정 2017-05-09 07:18  |  발행일 2017-05-09 제8면
여론조사 바탕 배당률 설정
정치이슈 관련 개설 이례적
대선결과 맞히기 불법 베팅 사이트 등장
한 인터넷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가 책정한 후보자별 배당률.

온라인에서 제19대 대통령 당선자를 맞히는 불법도박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로 정치이슈와 관련한 베팅이 개설된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미국 대선·영국 EU 탈퇴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한 합법적 베팅이 가능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사회·정치 현안과 관련한 베팅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선 국민체육진흥공단 발행의 ‘베트맨(Betman)’을 제외한 모든 온라인 베팅은 불법이다.

취재를 목적으로 가입한 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엔 대선 각 후보에 베팅하는 ‘19대 대통령 선거’가 등록돼 있었다. 베팅마감 시한은 ‘9일 오후 7시59분’. 후보별 배당률은 여론조사 지지율 순위와 거의 일치했다. 8일 오후 3시 기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배당률은 1.68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2.95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3.40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24.00배, 정의당 심상정 후보 22.00배로 각각 나타났다.

배당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당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문 후보에게 100만원을 베팅할 경우 당선 때 168만원을 수령한다. 같은 금액을 배당률이 가장 높은 유 후보에게 베팅하면 당선 시 2천4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이트는 베팅 최대금액과 배당금 최대수령액을 각각 300만원, 5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의 실명확인 절차가 없어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생성할 수 있어 중복 베팅이 가능하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는 국내 불법 인터넷 도박 규모를 83조원(2015년 기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13년 7조6천억원에 비해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이 같은 사이트 대부분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메인을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지속적인 추적 수사를 통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적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최근엔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도록 하는 등 운영수법이 고도화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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