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 실소득‘뒷걸음질’…中企, 매출 감소에 자금압박 가중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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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8 07:43  |  수정 2017-09-18 09:34  |  발행일 2017-09-18 제20면
[경제 이슈분석] 대구경북 추석 경기전망
20170918
추석 연휴를 2주가량 앞둔 17일 오후 서울 중부시장에서 시민들이 건어물 등 추석 먹거리를 사고 있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사과·배·소고기 등 36개 품목(6∼7인 가구)을 전통시장에서 구매시 평균 18만5천493원이 들어 대형마트보다 18%가량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유례없이 긴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회복세의 온기가 가계까지 퍼지지 않고, 장바구니 물가는 끝없이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연휴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여행객이 예상된다지만, 남들처럼 쉬지 못하거나 쉬어도 마음이 편치 않은 이들도 많다.

◇ 가계
2분기 GNI 전분기比 0.6% 감소
가계소득 8분기연속 0%대 증가율
지역 소비자물가 5년 만에 최고치

◇ 기업
긴 연휴 매출 주는데 인건비 부담
中企 절반 “연휴때 자금사정 곤란”
납품일 맞추느라 제대로 못 쉬어


◇물가는 오르는데 지갑은 얇고

서민경기가 썰렁한 것은 가계의 지갑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명목소득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소득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6% 감소했다. 실질 GN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0.4%) 이후 처음이다. 감소폭은 2010년 4분기(-1.7%) 이후 가장 크다.

가계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2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가계소득(명목)은 434만원6천원으로 1년 전보다 0.9% 늘었다. 가계소득은 2015년 3분기부터 8분기 연속 0%대 증가율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가계소득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질 가계소득은 월평균 423만1천827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0% 줄었다. 7분기 연속 감소세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가늠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월 109.9로 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최근엔 실생활과 관련 깊은 식품 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들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103.55와 102.87로 조사됐다. 전년동월대비 각각 2.7%, 2.4%씩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며 2012년 5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선제품의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영향이다. 8월 대구의 신선식품물가지수는 125.46으로 전년동월대비 19.9%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은 116.04로 전년동월대비 14.8% 상승했다.

신선제품의 가격 오름세는 9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대구에서 배추 1포기를 사려면 7천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가격인 4천517원에서 54%가량 증가한 것이다. 무(1개) 역시 평년 2천75원하던 것이 3천원으로 약 44% 증가했다. 한우갈비(100g)도 4천700원으로 평년 가격인 4천원보다 올랐다.

◇연휴는 길지만 쉬지도 못하고

열흘간 이어지는 긴 추석 연휴가 다가왔지만, 지역 기업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 납품 기일을 맞추느라 쉬지도 못할 판인 데다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 걱정도 만만찮다.

“매출은 감소하고 납품기일을 맞추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장을 돌려야 할 판”이라는 지역 중소업체 대표는 “연휴가 많아 이번 달에는 매출도 떨어질 텐데 월급은 줘야 하고, 명절이 길수록 자금압박만 커진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중기중앙회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은 열흘간 이어질 긴 추석연휴 때 자금 사정이 곤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금조달 곤란원인(복수응답)은 ‘매출감소(69.1%)’가 가장 많았고 연휴 때 필요한 자금 대비 부족률은 27.1%에 달했다.

연휴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노동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추석연휴 총 10일 중 10일 모두를 쉬는 기업은 10개 기업 중 3곳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추석경기동향’에 따르면 조사기업 194개 중 29.6%만이 추석연휴 10일을 모두 쉰다고 대답했다. 평균 휴무일은 7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중 10월2일 임시공휴일과 10월6일 대체휴일에 모두 휴무한다는 기업은 41.2%였으며 10월2일만 휴무하는 기업은 2.6%에 불과했다. 반면 10월6일만 휴무하는 기업은 33.5%였으며, 양일 모두 근무하는 기업도 21.7%로 나타났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납품일 등 여러 사정으로 10일간의 긴 추석연휴를 모두 쉬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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