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감성 키우는 미술교육 노하우

  • 이효설
  • |
  • 입력 2017-11-13 07:55  |  수정 2017-12-20 14:03  |  발행일 2017-11-13 제17면
“박물관·미술관 교육 중요…작품 본 후 생각나누면 창의력 쑥”
아동미술, 난화기 등 6단계 발달
자녀의 미술표현이 많이 늦어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
감상놀이 통한 작품표현도 권장
20171113
초등생이 캘리그래피 활동을 하는 모습. 다양한 미술작품을 보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여러가지로 표현해 보면 미술을 재밌게 접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미술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창의성과 감성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지만, 미술을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능력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미술 교육을 어떻게 해야 사랑하는 자녀가 미래사회에 예술을 향유하면서 좀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Q: 미술을 못하는 아이도 즐거운 미술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A: 미술은 아름다움을 시각적이고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기술이 아닙니다. 학교 미술 수업은 학생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시각문화미술교육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케이스나 벽화 등 생활 주변에서 키스 해링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는 화려한 단색의 색감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아이들도 그의 작품과 비슷한 졸라맨 그리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러나 부모들은 아이들이 졸라맨 대신 사실적인 사람의 형태로 그리기를 바랍니다. 부모들이 미술에 대한 정형화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Q: 마구잡이로 낙서 그림만 그리는 우리 아이, 그냥 놔둬도 괜찮을까요.

A: 미술교육 학자 로웬펠드는 아동미술 발달단계를 난화기, 전도식기, 도식기, 또래집단기, 의사실기, 결정기 등 6단계로 구분합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도구를 잡고 낙서하듯 그림을 그리고 이름을 붙이는 난화기(2~4세)를 시작으로 단순한 모양을 사용해 2차원적으로 표현하는 전도식기(4~7세)를 거치게 됩니다. 도식기(7~9세)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땅을 구분하는 기저선을 그리고 주관적인 인물과 공간 개념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또래집단기(9~11세)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은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때 사실적인 표현에 미숙한 아이들은 미술을 멀리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후 의사실기(11~13세)에 접어들면 관찰 묘사, 원근법적 공간 표현, 명암 표현 등을 즐겨하게 됩니다. 결정기(13~17세)에는 자신의 미술 표현 유형(외관을 중시하는 시각형, 내적 정서 표현을 중시하는 촉각형)에 따라 창조적인 작품 세계에 점차 몰입하게 됩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사실적인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무라거나 미리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같은 아동미술 발달단계에 비춰 자녀의 미술 표현이 많이 늦은 경우, 부모가 관심을 갖고 도와줄 필요가 있지만 자녀가 예술에 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여유도 필요합니다. 또 의사실기 이후 단순한 사실적 모사(模寫) 표현에 치우치기보다는 미술 표현 유형을 잘 파악하여 적합한 미술 표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험 및 감상의 기회를 함께 제공해주는 것 또한 자녀들의 미적 감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미술 감상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A: 박물관 미술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가족 여행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으로 작품 감상하러 가는 것을 매우 어렵게 생각합니다. 학생들 역시 미술관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가면 30분도 안돼 지루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술 작품을 어떤 방법으로 봐야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미술 감상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감상을 해야 합니다. 먼저 작품의 첫인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보았을 때, 무엇이 보이는지 느낌이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 조형 요소와 원리, 즉 색과 형이 이뤄낸 여러 가지 관계를 생각해본 후 작품의 느낌과 분위기, 미술사적 배경 등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 보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다양한 감상 놀이를 통해 작품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작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 제목을 새롭게 지어보는 작품 제목 짓기 놀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을 바꾸어보는 작품 일부분 바꾸어보기, 작품 속 주인공이 되어 역할극 해보기 등 간단한 감상 놀이 활동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미술 감상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서대구초등 이상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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