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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화서 교수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역브랜드 발굴을 강조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는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문제는 지방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더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지방 소멸’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방 소멸이란 말은 마스다 히로야 일본 전 총무장관이 창안한 용어다. 지역에서 청년층이 빠져나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장기적으로 그 지역이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러한 지방 소멸은 일본의 현실만은 아니다.
기화서 안동시 마을계획사 양성대학 책임교수는 일찌감치 이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 찾기에 나섰다. 그 노력의 결실이 최근 출간한 책 ‘지방소멸, 일본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다. 책에서 기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빨리 지방소멸을 겪고 있으나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지역사회에 그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기 교수는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청년인구의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성장을 위해 외곽에 사회간접자본(SOC)을 설치하는 방법으론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권역별로 지역을 묶어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사업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지역주민이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와 지역민이 참여하는 ‘지역브랜드’ 등을 제시했다.
로컬푸드가 대표적인 지산지소의 사례다. 그는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가 필요한 때”라며 “경북에서 대구로 들어와 정착한 이들도 많다. 이들이 고향의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지역의 한우를 꼽으며 대구·경북이 손을 잡고 지역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역민들에게 알리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역의 특성을 살린 제품을 브랜드화 하는 작업으로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메릭’과 같은 지역의 브랜드가 있음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브랜드를 형성할 때 지자체, 전문가 집단을 주축으로 기획이 이루어지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 기획단계에서 시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해 그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관심을 끌어낸다면 성공적인 지역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동 간고등어’는 훌륭한 모범 케이스”라고 지적한 기 교수는 “지리적 영향으로 탄생한 안동의 간고등어는 안동시민에게 친숙하고 ‘간잽이’ 등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 교수는 지역브랜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마을계획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계획사는 일종의 마을지도자이자 영농지도자다.
인구 1천700명 중 절반이 65세 인구이며 면적의 86%가 산림인 일본의 도쿠시마현 가미카츠초 지역은 영농지도자로 채용됐던 요코이시 도모지씨가 해당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와 잎을 활용해 장식용 식자재를 판매하기로 사업을 구상하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마을계획사를 젊은이들로 채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며 동시에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며 “시민의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지역과 마을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한 아이디어를 많이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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