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한시라도 빨리 보려고 마중 나왔습니다”

  • 양승진,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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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5 07:25  |  수정 2018-02-15 07:25  |  발행일 2018-02-15 제5면
동대구역 대합실 인산인해
코레일 직원 색소폰 연주도
“손자 한시라도 빨리 보려고 마중 나왔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이틀 앞두고 본격적인 귀향이 시작됐다. 14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고향을 찾은 아들 내외와 손자·손녀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1시 동대구역 대합실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귀성길에 오른 이들과 마중 나온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것.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은 저마다 선물 꾸러미 등을 들고 열차 출발 시각을 확인하면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맞이방에선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그간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대전에서 출발한 아들 내외를 기다리고 있던 장기천씨(68)는 “손자들 주려고 세뱃돈을 벌써 신권으로 찾아뒀다.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 이렇게 마중 나왔다”며 “오랜만에 가족이 모인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흐뭇해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을 마중 나온 박영숙씨(여·53)는 “아이가 취업을 앞두고 요즘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설 연휴기간 맛있는 음식으로 영양보충 해 줄 것”이라며 “올해는 딸아이가 원하는 직장에 꼭 취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처럼 날씨가 풀리면서 시민의 발걸음도 가벼웠다. 역귀성에 나선 김갑종씨(71)는 “설날 아침 서울 큰아들네 집에서 차례를 지낸 다음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동안 추워서 가족여행을 취소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설을 앞두고 날씨가 풀려서 정말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귀성객을 위한 작은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2시쯤 동대구역 제2맞이방 앞에선 코레일 대구본부 직원들로 구성된 ‘색소폰 패밀리’가 이용객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다.

환승센터에 입점한 대구신세계백화점은 명절 선물을 고르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울산으로 향하는 김다은씨(여·27)는 “바빠서 명절 선물을 미리 못 샀는데 버스를 기다리면서 부모님 선물을 사러 나왔다”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부대로 복귀하는 군인도 눈에 띄었다. 부대 복귀를 위해 부모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서모 일병(22)은 “하필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날 복귀를 해서 아쉽다”면서도 “아버지, 어머니가 명절을 잘 보낼 수 있게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 서윤석씨(48)는 “그저 아들이 몸 건강하게 전역하기를 바란다. 벌써부터 아들 없이 설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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