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재경 대경학숙’ 건립사업 발뺀다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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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1 07:19  |  수정 2018-03-21 07:19  |  발행일 2018-03-21 제8면
지역 내 기숙사 설립 시급 판단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추진해 오던 ‘재경 대구경북학숙’(이하 대경학숙) 건립 사업이 결국 경북도 단독으로 진행된다. 대구시가 서울 대경학숙보다 대구권 대학생을 위한 지역 내 공동기숙사 건립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면서 사실상 사업에서 발을 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소재 대학에 다니는 대구·경북 출신 학생을 위해 추진된 대경학숙은 경북학숙으로 명칭이 바뀌고 대구 출신 학생은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경북도는 20일 ‘재경 경북학숙’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사업비 455억원을 들여 서울에 지하 1층~지상 5층(400명 수용)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다음 달 중으로 재경학숙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연말까지 부지를 매입하고 내년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개관은 2021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 자녀에게 수도권 지역에서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지역인재를 육성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대경학숙 사업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시는 작년 10월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회의에서 이 사업을 장기검토 대상이라며 후순위로 미뤘다. 시는 대신 중구 수창동 북성로 공구골목 일원 옛 중구보건소 자리에 350억원을 투입해 지역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1천명이 거주할 수 있는 ‘행복기숙사’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 머무를 수 있는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게 대경학숙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쉬운 반응도 나온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모 김모씨(48)는 “연간 1천만원 넘는 등록금에다 비싼 집세를 감안할 때 서울에 대구 학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인천·경기지역 대학에 진학한 대구·경북 출신 학생은 2015학년도 5천150명, 2016학년도 5천362명, 2017학년도 5천573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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