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새벽잠 안 설치게 하겠다” 文 “앞으로는 발 뻗고 자겠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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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8   |  발행일 2018-04-28 제5면   |  수정 2018-04-28
■ 미공개 대화 내용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또“대통령께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진행된 남북 정상의 미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의장대와 같이 행렬을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전 9시48분경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마련된 환담장으로 입장해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먼저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량을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 일찍 출발하셨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저는 (청와대가 평화의집까지) 불과 52㎞ 정도 떨어져 있어 1시간 정도 걸렸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셨겠다”며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방북 특별사절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불과 200m를 (건너)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며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 된 것 같다. 대결의 상징인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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