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문식 한국걸스카우트 대구 연맹장

  • 김수영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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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5   |  발행일 2018-05-25 제35면   |  수정 2018-05-25
“청소년 대원 리더십·인성 함양 도움…교과 연계방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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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걸스카우트 대구연맹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김문식 연맹장. 푸근하고 넉넉한 그의 모습에서 걸스카우트의 밝은 미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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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걸스카우트 대구연맹에서 연 다양한 행사에 함께한 김문식 연맹장. (한국걸스카우트 대구연맹 제공)

김문식 연맹장(67)은 한국걸스카우트 대구연맹의 산 역사라 할 수 있다. 1977년 경북연맹에서 걸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한 김 연맹장은 1981년 대구가 직할시가 돼 대구연맹으로 거듭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쭉 활동해오고 있다. 1977년부터 2014년 2월까지 걸스카우트 대장으로 대원들을 돌보았으며 1980년부터 현재까지 훈련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4년 1월부터 2년간 수석부연맹장을 지내다가 2016년 1월 연맹장을 맡아 대구연맹을 이끌고 있다. “걸스카우트 활동을 할 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그는 외모·말 등에서도 걸스카우트다운 이미지가 느껴졌다. 깔끔한 단복에 어울리는 단정한 모습과 정감어리면서도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말투, 남을 배려하는 작은 행동 등이 역시 걸스카우트와 함께한 사람이었다.

걸스카우트 40여년 활동 대구연맹 산 역사
“대원들 이끌어주고 대장교육 훈련강사 역할
봉사하며 훌륭히 커가는 모습보고 매력 빠져
美 등 세계연맹 결연·국제야영·우애일 교류
대구연맹 활발한 활동…올바른 사회인 성장”

“학생 수 감소…프로그램 질적수준 향상 노력
안전관리 최우선, 시설이용 철저한 사전답사
지도교사 인센티브 강화·지자체 지원도 절실
대원·대장과 항상 함께 활동, 계속 성장할 것”


▶걸스카우트가 어떤 목적으로 설립돼 어떤 활동을 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걸스카우트는 소녀와 여성들의 잠재력과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설립된 국제청소년단체입니다. 1908년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 포엘 경에 의해 청소년 정신운동으로 보이스카우트운동이 먼저 시작됐고, 걸스카우트운동은 1910년 걸가이드운동으로 출발됐습니다. 1912년 미국으로 전파되면서 걸스카우트란 명칭이 쓰이게 됐습니다. 걸가이드스카우트세계연맹은 1928년에 설립됐고 한국은 1957년에 세계연맹에 가입했습니다. 1970년 한국걸스카우트연맹으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게 됐지요. 대구연맹은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과 함께 결성됐습니다. 조화자 연맹장을 중심으로 13명의 실행위원이 구성되어 대구연맹이 발족됐습니다.”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중에서 대구연맹이 특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처음 발족할 당시 7천920여명이던 회원수가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해 꾸준히 증가, 2003년에는 1만7천397명에 이르렀습니다.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책임있는 세계대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시키려는 세계연맹의 사명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한 덕분 입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지역사회의 시민으로 봉사하며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81년부터 캠프워커 내 미국 걸스카우트와의 지속적인 교류활동은 물론 1984년 걸스카우트 괌연맹, 1995년 걸스카우트 오사카연맹과 자매결연을 했습니다. 국제야영, 세계우애일 교류활동 등 다양한 문화교류활동을 통해 한국을 널리 알리고 국제적으로 우애를 나누는 작은 홍보대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40여 년간 걸스카우트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걸스카우트에 들어오신 계기가 있는지요.

“경북에서 초등교사로 5년간 근무한 뒤 1977년 대구로 발령받아 동천초등학교에서 첫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 학교에서 걸스카우트를 맡으라해서 대원(학생)들을 이끄는 대장이 되었습니다. 걸스카우트를 맡으라고 할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4H클럽(실천을 통하여 배운다는 취지로 설립된 세계적인 청소년 단체)에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었던 터라 걸스카우트의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걸스카우트 활동을 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재미가 있고 보람도 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봉사하며 아이들이 훌륭하게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걸스카우트에서 대장, 훈련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걸스카우트 대장은 학교에 있는 대원들을 관리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2014년 퇴직했는데 2010년까지 대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워낙 걸스카우트 대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다보니 제가 새로 부임해서 가는 학교에 걸스카우트 대장자리는 늘 비워두었습니다. 대장으로 활동하면 할수록 걸스카우트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었는데 이 좋은 것을 모든 학생이 할 수 없어 안타까웠지요. 대장을 교육하는 훈련강사 활동은 1980년부터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걸스카우트 교원 연구회도 조직했다고 들었습니다.

“1981년에 걸스카우트 대장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지도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원연구회를 만들어 1994년까지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여러분을 통해 걸스카우트 활동의 필요성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걸스카우트 활동을 해왔는데 걸스카우트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걸스카우트 활동의 5가지 큰 목표는 자아 계발, 건전한 인간관계, 자연과의 친화, 사회에 대한 기여, 미래에 대한 준비입니다. 이들 목표는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모두 필요한 것들입니다. 이러한 목표 아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만큼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리더십 함양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제교류행사 등에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단체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이 많아서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지요.”

▶특히 걸스카우트의 소그룹 활동이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는데요.

“걸스카우트에는 소그룹활동인 반제도가 있습니다. 6~8명씩 그룹을 만들도록 하고 민주주의방식으로 반장, 서기 등을 뽑고 회의를 해서 모든 일을 진행하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고 협동·배려심 등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걸스카우트의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걸스카우트의 대원이 줄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청소년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출산율 문제는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인데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 개인의 인식변화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구연맹에서는 대원의 수를 늘리는데 급급해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져나감으로써 질적 수준을 높이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구연맹은 세계연맹과 한국연맹의 기본 매뉴얼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매우 활성화된 연맹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그들의 발전적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시 위주의 학업생활로 인해 중·고등학생이 특히 많이 줄고 있다 하셨는데요.

“청소년 단체활동이 대원들의 인성교육과 리더십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교 내 동아리 등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학교가 있어 희망적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열심히 스카우트 활동을 하던 대원들이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학업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활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공교육과 청소년활동의 연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선 학교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일선 학교선생님들이 과중한 학교 업무 등으로 청소년단체 활동을 기피함으로써 학교 내 청소년단체활동 지도자가 없어 학생들이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단체활동을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하는 방안, 청소년활동 지도교사 상훈 지원 확대 또는 승진부가점을 높여주는 등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교육청의 학교 평가시 청소년단체활동 실적 반영 등으로 청소년단체 지도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도 좋을 듯 합니다.”

▶학교나 학부모들이 안전에 대한 염려로 청소년단체활동을 제한하는 경우도 많은 듯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부모와 학교에서의 안전에 대한 염려로 청소년단체활동을 제한 또는 기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청소년지도사 자격을 가진 전문지도자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우수한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걸스카우트 활동을 계획하고 실시함에 있어 대원들의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사전답사를 거쳐 허가 등록된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걸스카우트 활동 운영지침에 따라 지도자와 대원에게 사전안전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단체의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전국에서 대구시의 청소년단체활동이 가장 활발하며 청소년단체에 가입한 청소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청소년단체에서도 더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려 하나 자립운영을 해야 하는 청소년단체의 환경은 대부분 열악합니다. 청소년단체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서 제반 환경 조성 및 지원예산 확대 등에 좀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4년간 대구연맹을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면서 한 가지 늘 명심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대원이 있는 곳에 함께해야 한다’입니다. 연맹장이 된 뒤에는 ‘대원과 대장이 있는 곳에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시·관리만 하는 연맹장이 아니라 걸스카우트의 중심인 대원·대장 등과 함께 활동하는 연맹장이 되려고 합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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