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당뇨망막병증

  • 홍석천
  • |
  • 입력 2018-07-24 07:40  |  수정 2018-10-01 14:45  |  발행일 2018-07-24 제20면
노안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3대 失明(실명) 질환’ 꼽혀
20180724

당뇨환자들에게 여름은 특별히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탈수현상으로 식습관 및 혈당조절이 어렵고, 외부 노출이 늘어나면서 당뇨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2013년 231만4천116명에서 2017년 284만7천160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그런데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도 2013년 27만7천22명에서 2017년 35만3천244명으로 약 28% 증가해 당뇨병 환자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당뇨병으로 망막 미세혈관이 좁아져 순환장애
산소·영양분 공급 못 받아 망막세포 죽는 질환
초기 시력저하 등 증상…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이상신호땐 즉시 안과 방문…정기검진도 중요



20180724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

당뇨병 환자들은 무엇보다 눈·발·신장 등에 생기는 당뇨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병은 혈관을 약화시키는 질환으로 우리 몸속의 모세혈관이 있는 곳에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그중 눈에 생기는 당뇨망막병증은 시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조사한 ‘2015년 당뇨환자 중 눈 합병증 진료비율’에 따르면 전체 당뇨환자 252만명 중 눈 합병증(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등) 관련 진료인원이 35만6천명(약 14.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당뇨합병증 중 눈에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은 황반변성·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이다.

우리 눈에서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중요한 곳으로 많은 영양소와 산소가 필요하여 모세혈관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망막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 망막세포가 죽게 되는데 이것이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혈관이 좁아지고 영양공급이 잘 되지 않아 망막미세혈관의 순환장애가 발생하는데 망막 위에 출혈이 생기고 황반이 부어오르는 황반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더 진행되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망막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생혈관이 생겨 쉽게 파괴되고 출혈을 일으켜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시력이 저하되거나 눈앞에 벌레가 떠다니는 비문증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노안 증상과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이미 떨어진 시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이상 신호가 느껴지면 빠르게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진행시기와 눈 상태에 따라 항체주사치료, 레이저시술(범망막광응고술 등), 수술치료(유리체절제술 등)를 시행한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백내장 발병률은 5배 높고 녹내장 또한 4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어 예방을 위한 정기적인 안과검진도 중요하다.

눈 합병증 외에 여름철 당뇨환자가 주의해야 할 부위는 발이다. 말초혈관질환으로 혈액 흐름이 약해지고 상처가 생기기 쉬우며,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외부 자극에 자주 노출되는 발은 항상 청결히 유지하고 상처가 나거나 발 색깔이 변할 경우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고온의 날씨 탓에 당분이 많은 과일주스나 아이스크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어 냉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뇨를 진단받은 환자라면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다. 안과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당화혈색소가 1% 감소하면 미세혈관질환 합병증 발생률은 37% 감소하므로 당화혈색소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요즘처럼 여름철 햇빛이 강한 낮에 외출할 때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선글라스나 챙이 넓은 모자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당부한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