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형개] 꽃이삭을 약재로 사용…염증성 매개물질 억제하고 항알레르기 효과

  •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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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9 08:09  |  수정 2019-04-09 08:43  |  발행일 2019-04-09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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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활짝 피고, 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도 눈에 띄는 완연한 봄이다. 종자로 번식하는 형개는 담자색 혹은 담자홍색 꽃이 원줄기 끝부분에 층층으로 핀다. 전국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한반도 북부지역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인 개형개가 있다. 원산지가 중국인 형개는 재배종 2종이 있다.

형개는 출산 후 병을 얻은 산모를 치료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어질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살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는 것. 하늘에 정성을 다해 기도하니 마침내 아들을 낳았고, 큰 잔치를 열어 마을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었다. 잔치가 끝날 무렵,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져 부인은 방에 들어가 쉬었다. 얼마 후 열이 나고 몸이 굳어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부인을 치료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백방으로 명의를 수소문했지만 소용없었다.

하루는 한 노인이 찾아와 약주머니에서 가루를 꺼내 물에 풀어 부인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조금씩 차도를 보이더니 완전히 회복하게 되었다. 노인은 약초의 이름이 형개라고 했다.

형개의 꽃이삭을 한약재로 사용하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맛은 맵고, 입속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해표약(解表藥)에 속하는데, 이는 감기같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질병을 치료할 때 몸의 겉을 풀어 치료한다는 뜻이다. 몸속의 풍을 흩어내고 발진의 배출을 순조롭게 하며, 지혈의 효능이 있다. 감기·두통·마진·풍진·창양의 초기에 쓸 수 있다. 변에 피가 나오거나 붕루, 산후에 머리가 아찔하고 어지러울 때 겉면이 까맣게 되도록 볶아 사용한다. 땀이 안 나면 생으로, 땀이 나면 볶아서 사용한다.

동의보감에는 악풍, 적풍, 온몸에 감각이 없는 것, 상한으로 머리가 아프고 힘줄과 뼈가 열나면서 아픈 것, 나력, 창양, 머리가 핑핑 돌고 눈앞이 어지러운 것을 치료한다고 설명한다. 형개 추출물의 약리작용으로는 각종 염증성 매개 물질을 억제하고, 항알레르기 효과와 다양한 균에 대한 강한 항균 활성을 갖고 있다. 피부에 외용할 경우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형개는 오한이 적고 발열이 심한 사람, 음허로 인한 두통, 혈허로 인해 발열이 있는 사람은 사용하면 안 된다.

여준환 <한약진흥재단 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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