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옹알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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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31   |  발행일 2019-05-31 제42면   |  수정 2019-05-31
21개국 46개 도시 공연
12년 동안 선사한 ‘웃음’
韓 코미디의 도전과 꿈
美 라스베이거스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녹록지 않은 현실…피나는 노력과 시련 담아
[금주의 영화] 옹알스

“코미디언의 생명력은 짧고 무명일 경우 더 그렇다. 그래서 찾은 게 무대공연이다.” 넌버벌 코미디 팀 ‘옹알스’의 멤버 조준우의 말처럼 2007년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로 시작한 ‘옹알스’는 그 후 12년 동안 21개국 46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루지 못할 꿈이라고 생각했던 예술의 전당 공연도 국내 코미디언 최초로 성사시켰다. 이제 그들의 남은 목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이다.

영화 ‘옹알스’는 옹알스 멤버들의 오랜 꿈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옹알스는 대다수가 대중에게 잊힌 공채 코미디언 출신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리더인 조수원과 채경선, 조준우가 원년멤버이고 이후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이 합류해 한 팀을 이뤘다. 이들이 여느 코미디팀과 차별되는 건 바로 말 없이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시선을 쏙 빼놓는 저글링과 마임, 리듬감 넘치는 비트박스, 마술, 댄스 퍼포먼스 등이 장기다. 그닥 새로울 건 없지만 개그맨 특유의 위트가 더해져 언어가 아닌 다채로운 몸 동작과 표정으로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이는 옹알스가 ‘세계의 공통어는 영어가 아닌 웃음’이라는 슬로건으로 전 세계 무대로 뻗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옹알스의 공연을 본 세계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알록달록한 어린 아이의 옷을 입고 오직 표정과 행동만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 이들에게 제28회 호주 멜버른 페스티벌에선 아시아 코미디언 최초로 ‘디렉터스 초이스상’을 수여했다. 세계적인 뮤지컬 공연이 열리는 런던의 웨스트엔드 무대와 2016년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선 한국 코미디언 최초로 초청 공연도 가졌다.

‘옹알스’가 영화로 제작된 계기는 차인표 감독과 옹알스 멤버들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차 감독은 한 보육원 시설에서 재능기부 공연을 하고 있는 옹알스 멤버들을 처음 만나게 되고, 그들이 10여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코미디를 알려온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라는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을 준비 중이라는 계획을 듣고 차 감독은 “한국 코미디팀 최초로 유럽 무대에 선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018년 1월 미국 LA 촬영을 첫 시작으로 약 13개월간의 촬영과 편집이 진행됐다.

라스베이거스를 목표로 맹연습에 돌입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리더인 조수원이 혈액암 판정을 받게 되고, 새 멤버로 합류한 스턴트맨 출신의 미국인은 문화와 소통의 차이로 힘들어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돈이 없어서 불행하진 않지만 불편하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카메라는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피나는 노력과 시련, 그럼에도 계속해서 웃을 수 있는 그들의 빛나는 하루하루를 가감없이 담아간다.

공동 연출자인 전혜림 감독은 “보통의 공연 다큐는 크게 공연의 일정을 따라가며 영화의 에피소드를 채워가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영화는 옹알스가 꿈을 세우고, 그 꿈을 대하는 생각과 모습의 변화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무대 위와 아래에서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을 옹알스에게 응원을 보낸다.(장르:다큐멘터리 등급:전체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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