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병원·대가대병원, ‘의료질평가’ 대구지역 대학병원 1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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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7 07:55  |  수정 2019-08-27 07:56  |  발행일 2019-08-27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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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의료질평가에서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이 ‘1-나’ 등급으로 대구지역 대학병원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다. 나머지 3개 병원은 2년 연속 2등급을 받았다. 계명대 동산병원(왼쪽)과 대구가톨릭대병원 전경. <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대구지역 대학병원의 성적표가 나왔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 의료질평가’에서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이 ‘1-나’ 등급을 받아 대구지역 대학병원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다.

매년 병원이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수준을 측정, 병원별로 평가하고 등급화하는 제도인 보건복지부의 의료질 평가는 전국 337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평가는 2017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의 진료실적을 대상으로 △의료질과 환자안전 영역 △공공성 영역 △의료전달체계 영역 △교육수련 영역 △연구개발영역 5개로 나눠 이뤄졌다.

전국 337개 병원 복지부 조사서
환자안전·공공성 등 호평‘1등급’
암전문·치과 독립개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과 함께‘2등급’받아


이중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병원 등 대구지역 5개 대학병원의 성적으로 보면 △의료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등 3개 영역을 합산한 평가 점수에서 1등급을 받은 병원은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2곳뿐이다.

이에 대해 송광순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의료질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120년간 쌓아온 의료역사와 함께 올해 성서에 새 병원을 개원하면서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와 진료·교육·연구 영역을 개선·발전시켜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환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가톨릭대병원 이경수 의료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의료질평가가 더욱 강화될 텐데 환자분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철저한 준비와 관리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병원 외에 경북대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그리고 영남대병원은 이 영역의 합산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의료질 평가의 최상등급은 ‘1-가’이지만, 조사대상 3개 영역에서 ‘1-가’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전국에서 7개 병원이 전부이고, 대구지역에는 해당 병원이 없다.

이외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수련분야는 2등급을 받은 칠곡경북대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학이 1등급을 받았고, 연구개발영역은 경북대 본원만 1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4개 병원은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지역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영역의 경우 사실상 국립대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지역에서는 경북대를 제외하고는 1등급을 받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통상 환자들이 느끼는 의료질은 앞선 △의료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영역의 합산 평가로 판단하게 되고, 이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이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국립대학 병원인 경북대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이 이렇게 의료질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 중 하나로 암전문병원, 치과병원 독립 등으로 경북대병원 한 곳에서 환자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점을 꼽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2011년 칠곡경북대병원을 개원하면서 ‘암 치료’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지금도 지역 최고의 암전문 병원임을 내세우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이긴 하지만 암으로 특화된 병원을 지향하고 있는 것. 거기다 2016년에는 치과가 독립법인 형태로 출범해 치과병원으로 독립하면서 치과진료가 다른 대학병원에 비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경북대본원에서 치과 수술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병원 홈페이지 진료과목에는 ‘치과’가 없을 정도다. 상급종합병원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의 치과진료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경북대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으로 규모를 키웠지만, 일부 진료 분야로 특화를 시도하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 한곳에서 모든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단점이 발생했고, 이런 탓에 의료질이 낮아졌다는 것이 지역의료계의 분석인 셈이다.

현재 치과환자의 경우 경북대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수술을 진행해야 할 경우 경북대 본원으로 전원을 해야만 하는 구조다. 이런 탓에 치과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가 수술을 하게 될 경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병원을 옮겨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이것이 의료질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경북대본원과 칠곡경북대 병원의 경우 △의료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등 3개 영역을 합산한 평가 점수에서 2등급을 받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경북대병원 한 교수는 “만약 경북대 본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암으로 확진될 경우 칠곡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탓에 의료소비자인 환자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불편도 겪어야 한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이면 그 병원에서 모든 진료가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 경북대 병원은 특화라는 명분으로 이렇게 영역을 나눠 환자보다 의료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료질평가 영역을 기존 5개에서 의료질과 환자안전 영역을 분리해 6개로 개편하고, 지표 역시 4개 항목이 새롭게 추가되는 만큼 2020년도 의료질평가는 지금보다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되는 4개 평가지표 항목은 환자안전 영역에서 의약품 중복처방 예방률과 신생아중환자실이 포함됐고, 의료질 영역에서 마취와 연명의료 자기결정 존중비율이 들어왔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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