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실명, 유전자교정 치료법 열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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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1 07:17  |  수정 2019-11-01 07:17  |  발행일 2019-11-01 제7면
한동대연구팀 생쥐실험 성공
치료제 개발 가능성 큰 의미
선천성 실명, 유전자교정 치료법 열려

[포항] 선천성 실명 질환을 유전자 교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동대는 31일 이정민 교수(생명과학부·사진)가 참여한 연구팀이 선천성 망막질환인 ‘레버선천흑암시’를 유발한 생쥐에 유전자 교정물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김정훈 서울대병원 교수와 바이오기업 툴젠이 함께했다.

레버선천흑암시는 시각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RPE65·CEP290)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유전 망막 이상증의 하나다. 이 질환을 그대로 놔두면 실명 위험이 크지만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는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생쥐의 눈(망막 아래)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정상 유전자를 넣은 전달물질을 주사했다. 유전자가위는 DNA 등 세포 내 유전정보를 자르고 붙일 수 있는 교정 기술이다. 치료 후 6주·7개월이 지나 각각 시행한 두 차례의 검사에서는 시각 반응이 정상 생쥐의 20% 수준으로 높아졌고 망막신경세포층의 두께도 회복됐다. 생쥐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 정상 단백질이 합성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선천성 망막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정민 교수는 “추가적인 실험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출생 후 실명을 일으키는 레버선천성 흑암시 질환에 대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 대안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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