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원동산 수리 부엉이 부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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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2 16:27  |  수정 2020-01-03 08:36  |  발행일 2020-01-03 제2면
수리부엉이-7
2일 화원동산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 부부가 정답게 앉아있다.

2일 경자년 새해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부부가 낙동강과 접해있는 화원동산 절벽(하식애)에 정답게 앉아있다.

수리부엉이는 올빼미과의 부엉이 가운데 가장 큰 대형종이다. 천연기념물(324호)이자 2급 멸종위기종으로, 몸길이 70㎝에 이르는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희귀한 맹금류로, 절벽 바위 틈이나 구멍 등에 둥지를 트며 야간에만 사냥에 나선다.

이 수리부엉이는 인근 낙동강 달성습지에 서식하는 쥐 등 설치류나 오리 같은 작은 조류 등을 먹이로 삼고 있다. 매년 1~2월이 번식기이며 3~4월 알을 2~3개 낳아 여름이 되면 새끼는 성조로 자란다.

이 한쌍은 현재 짝짓기를 앞두고 한창 구애중이다. 하지만 2018년 4월 개통한 '낙동강 수상 생태탐방로'를 오가는 탐방객의 소음과 야간 경관조명 탓에 부부의 '은밀한 보금자리' 가 위협받고 있다. 낮에는 먹이활동을 하지 않고 잠을 자며 쉬는데, 휴식에 지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0여년간 달성습지의 수리부엉이를 관찰하고 있는 석윤복 달성습지 생태학교 운영위원장은 "두마리가 함께 앉아있는 모습은 처음 본다. 번식기 야생동물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음·조명은 산란을 방해한다. 부엉이 부부가 알을 낳아 무사히 새끼를 산란할 때까지만이라도 달성군청이 부분적으로 이 구간 탐방로의 야간 경관조명을 끄고, 탐방객이 '버드 워칭'을 할 때도 조용히 관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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