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공연예술계, 메르스 악몽 재현 우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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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4 13:48  |  수정 2020-02-05 08:53  |  발행일 2020-02-05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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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취소된 공연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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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시향 한 직원이 자신의 SNS에 공연 연기 관련 공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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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시향 한 직원이 자신의 SNS에 공연 연기 관련 공지를 했다.
"5년 전 메르스 악몽이 재현될까 걱정입니다."

 


최근 대구지역 한 문화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대구 지역 공연 업계가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지역 공연계는 2015 메르스 사태 당시 공연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공연 관객 수도 크게 줄어든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지역 공연계 직격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공연의 연기나 취소가 클래식 공연장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월과 3월에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획공연과 대구시립교향악단·대구시립합창단 공연을 모두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3일 결정했다. 그 대상은 총 10개 공연이다. 대관공연 일정도 일부 변경될 예정이다. 


'문화회식'(3.11)은 9월 9일로, '원재연 피아노 리사이틀'(3.12)은 9월 11로, '아름다운화요일 -앙상블 비욘드'(3.17)은 9월 8일로 연기한다. '2020 로비음악회 - 아르스노바'(3.18)는 4월 22일로, '네오 클래식 : 새로운 조성'(3.27)은 4월 16일로, '아이조아콘서트 -내 동생 모차르트'(3.28)는 11월 14일로 변경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63회 정기연주회(2.14)는 11월 27일로, 제464회 정기연주회(3.13)는 8월 21일로 변경한다. 그리고 2월 21일 예정되었던 '대구시민의 날 선포 기념음악회 ㅡ 고마워요, 대구'는 잠정 연기된다. 추후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해 연기된 일정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구시립합창단제148회 정기연주회(3.26)는 4월 21일로 연기된다. 대관공연의 경우 3월말까지 35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나, 일부 공연은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환불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53)250-1400


대구오페라하우스는 3월의 '오페라 유니버시아드 - 피가로의 결혼'은 취소하기로 했다. 3월과 4월에 예정된 공연들(렉처 오페라 2작품, 마티네 콘서트 2작품)은 5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덕문화전당은 8일로 예정된 '정월대보름 행사'를 비롯해 '앞산자락길 더 휴 콘서트' 등 전반기 기획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대덕문화전당 관계자는 "전반기에 되도록 다중이용 행사 일정은 잡지 않을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행사 취소 등으로 이어질 경우 예산만 낭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성아트피아에서도 2~3월에 예정됐던 공연 4개가 취소됐다.


△4일 영신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7일~8일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9일 월드비전 합창단 2020 신년음악회 △3월 27~29일 예정된 연극 '도둑배우'가 그것.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상반기 대관 공연이 많아서인지 일부 공연이 취소됐다"면서 "감염병 취약층인 어린이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의 경우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이 취소되지 않더라도 단체 관람을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역의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개인 관람객은 10% 정도가 취소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는데, 단체들은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재현하나, 문화계 긴장


대구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은 "5년전 메르스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울상짓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인해 2015년 상반기 공연은 대부분은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공연 관객 수도 크게 줄어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에서는 메르스로 침체된 공연예술계의 회복을 위해 '공연티켓 원 플러스 원(1+1)' 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대구의 한 기초문화재단 대표는 영남일보에 "공연장에서는 연일 연주회가 취소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내용의 칼럼(2015년 6월13일자 '메르스의 終焉')을 기고한 적도 있다. 


5년 전 대구 공연예술계에 몸 담았던 한 인사는 "요즘을 보면 마치 2015년 6월 메르스로 한창 시끄러울 때가 떠오른다. 당시 국내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여파가 컸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이 된 뒤에도 한동안 공연계는 안정을 찾지 못했다"라며 "공공기관에서 하는 공연은 취소나 연기가 되도 충격파가 덜하겠지만, 민간에서 하는 공연은 영향이 정말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웃는얼굴아트센터 관계자는 "공연예술계가 5년 전 메르스 사태를 한번 겪었기 때문에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 측면도 있지만, 당시 상황을 겪었기에 더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고 말했다. 

 

김봉규 기자 bgkim@yeongnam.com 

박주희 기자 jh@yeongnam.com 

노진실 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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