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군, 돌발 군사상황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 강화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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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6 21:52  |  수정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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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폭파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불과 사흘만이다. 이에 청와대는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맞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서, 남북 관계는 급속히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후 2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또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개성공단 지역 일대에서 폭음 소리와 함께 연기가 목격됐으며, 이후 이 일대에서는 연락사무소 건물이 관측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4시간·365일 소통이 가능한 협의 채널로 기능을 하며 남북 소통의 상징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난 이후 남북 소장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다 결국 폭파돼 사라졌다.


군 당국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군사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총참모부가 공개보도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한 지역에 다시 군대를 투입할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다음 수순으로 방사포·전파부대를 개성공단 지역에 재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맞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국 한국이 나서서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위해 미국을 움직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현 상황에서 북한의 의사를 미국에 전달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긴장 수위는 갈수록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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