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소아 화상 대처법

  • 노인호
  • |
  • 입력 2020-08-18 08:02  |  수정 2020-08-18 08:05  |  발행일 2020-08-18 제17면
화상 입었을 땐 차가운 물에 환부 식히고
깨끗한 수건·거즈로 가리고 병원 가야
집에서 물집 터트리면 2차감염 위험성

2020081701000533400020821
이지현 〈시지봄연합소아청소년과 원장〉

얼마 전 16개월 꼬마공주님이 손목에 화상을 입어 내원했다. 언니와 둘이서 엄마를 돕는다고 간단한 요리를 하다가 자기도 하고 싶었는지 손을 뻗어 프라이팬을 잡으려다 화상을 입은 것이다. 손목에는 물집이 꽤 넓게 자리 잡고 있었던 탓에 치료받는 2주간 많이도 울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음대로 외식하기 힘들어 8개월 된 아이와 함께 바비큐장을 찾았던 엄마.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불판에 손을 뻗은 아이의 손가락 끝 화상으로 눈물을 쏟아야 했다.

아이들은 아무리 애쓴다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찰나의 시간에 크고 작은 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아이들이 화상을 입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에 화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와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보자.

화상은 국내 사고사의 원인 중 교통사고 다음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발생하면 성장하면서 생기는 기능장애와 영구적 흉터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탓에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중요하다.

화상의 종류는 뜨거운 물이나 기름, 수증기 등에 의한 열탕화상, 화재나 가스폭발로 인한 화염화상, 전기에 감전돼 피부가 타버리는 전기화상, 유기 용매제나 산성물질에 의해 입는 화학화상, 뜨거운 철판이나 다리미 등에 소위 피부가 '익어버리는' 접촉화상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여름철 뜨거운 햇빛에 의한 일광 화상이나 아스팔트 바닥에서 넘어지거나 보행 중 자동차 사고로 인해 생기는 깊은 찰과상도 마찰화상에 속한다.

소아화상은 열탕화상의 비율이 가장 높고 그다음 접촉화상, 전기화상 순으로 발생한다. 열탕화상은 바닥에 뜨거운 국솥을 내려놓은 경우, 정수기 온수, 샤워 도중 아이가 온수 쪽으로 레버를 돌리는 경우 생기기도 한다.

화상의 깊이는 화상 부위 전체에 걸쳐 균일하지 않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행될 수 있어 처음에 없었던 물집이 하루 또는 이틀 후에 새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화상의 정확한 깊이를 알려면 치료하면서 1~2주간의 경과관찰이 필요하고, 깊지 않은 듯하다 심한 화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화상을 입었을 경우 우선 약간 차가운 물에 15~30분 정도 환부를 식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얼음물이나 너무 차가운 물의 경우 오히려 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온보다 약간 차가운 정도가 적당하다. 민간요법으로 소주에 담그는 이들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화기를 뺀 환부는 깨끗한 손수건이나 거즈로 가리고 병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물집을 집에서 터트릴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만큼 그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하나 물집이 터졌을 경우 절대 벗겨진 피부를 떼어 내지 말고 깨끗한 손수건이나 멸균거즈로 둘러 오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기화상이나 눈, 생식기를 포함한 화상의 경우는 가급적 바로 3차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이밖에 여름철 휴가지에서 생긴 일광화상의 경우는 감자·오이 등을 이용한 팩도 도움이 되나 물집이 생긴 경우는 피하도록 한다. 화상을 입었다고 바로 병원으로 오기보다는 위의 응급처치를 하고 오는 경우 화상의 진행을 줄일 수 있으므로 당황하지 말고 화기를 빼고 오는 것이 좋다.

화상치료 시는 고단백질의 영양 섭취와 과일 등이 상처가 빨리 낫는데 도움을 주며 화상상처가 다 나은 후에 생기는 가려움증은 보습제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제의 먹는 약 또는 주사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화상이 다 나은 후 색소침착이 생긴 경우는 정상적인 피부색깔로 돌아가기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색소침착 전 흉터크림과 선크림의 사용으로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지현 〈시지봄연합소아청소년과 원장〉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