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만성 발목통증…"발목 통증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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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9 07:59  |  수정 2021-02-09 08:04  |  발행일 2021-02-09 제17면
거골 골연골병변, 연골 지지하는 뼈 손상 의미
발목 주위 붓거나 움직이기 힘든 증상 보이기도
자연치유 드물어 반드시 전문병원 검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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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로 유명해진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이 2017년 훈련소에 들어갔다가 4일 만에 지병으로 퇴소했다. 병명은 '좌측 발목 거골의 골연골병변'이었다. 서씨처럼 거골의 골연골병변을 앓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순간적으로 발목 통증이 발생하거나 발목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또는 발목관절 내부의 만성적 통증이나 발목의 염좌 이후 줄어들지 않는 통증과 부종 등이 있을 경우 거골(距骨)의 골연골병변을 의심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만성적인 발목 통증이 있거나 가벼운 외상 후 2~3개월이 지나도 증상 개선이 없다면 전문병원을 찾아가 거골의 골연골병변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골의 골연골병변이란

8일 관절치료 전문의들에 따르면, 발목을 다친 후 오랜 기간 발목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병원을 내원, 수차례 진료를 받아도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MRI와 같은 정밀 검사를 한 후 '발목 연골이 괴사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오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거골의 골연골병변은 거골의 관절연골 및 연골을 지지하는 뼈의 손상과 결손을 의미한다. 관절 연골은 혈액 공급이 부족하고 재생 능력이 불충분해 재생 가능성이 낮다. 그런 만큼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되어 활동 제한과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크게 발목 염좌나 골절 같은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눌 수 있다. 발목을 접질렀을 때 거골의 연골 부위가 경골 천장 부위에 압박되어 연골이 손상되거나 골절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발목을 자주 접지르는 경우 동반된 경우가 많지만, 발목의 손상이 없는 소아에서도 일부 관찰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활동 시 발목 주위의 모호한 통증을 호소하고, 때때로 발목 주위가 붓거나 움직이기 어려운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질환의 초기에는 일반적인 방사선 검사(x-ray)나 신체검사로 진단하기는 어려워 CT와 MRI 등의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거골의 골연골병변은 치료하지 않는 경우 자연 치유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변이 치료되지 않으면 관절 연골이 약해지고 헐거워져 추가적으로 인접 연골이 손상돼 결과적으로는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어떻게 진행되나

거골의 골연골병변은 그 단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나눠서 시행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보조기나 깁스를 이용한 고정 및 활동 조절, 소염진통제 복용, 히알루론산·혈소판 풍부혈장 등 주사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전위된 급성기 병변이나 비수술적 치료에 실패한 만성 병변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골수자극술, 자가연골이식술, 연골재생술 등이 있다.

작은 병변의 경우 다발성 천공술이나 미세 천공술 같은 골수자극술을 시행한다.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여 괴사된 연골을 제거해 연골하 골을 노출시키고 연골하 골을 송곳으로 천공해 출혈을 유도한다. 줄기세포의 침윤을 유도해 섬유 연골의 분화를 촉진시켜 치유를 도모하는 방식이다.

미세 천공술은 연골 손상의 크기가 작고 연골하 골 병변이 작을 때 가장 적합한 치료이다. 수술이 간단하면서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일차적인 치료 방법으로 우선 고려된다.

그러나 정상연골이 아닌 섬유연골로 재생되고 크기가 큰 병변에서는 예후가 좋지 않고, 다른 수술 방법에 비해 짧은 수명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병변의 크기가 크거나 연골하 낭종의 크기가 큰 경우 또는 미세 천공술이 실패한 경우 자가 골연골 이식술을 시행하게 된다. 자가 골연골 이식술은 무릎의 비체중 부하면의 정상 골연골을 채취해 거골의 골연골병변에 이식해 주는 수술이다. 병변을 정상 관절 연골로 대체할 수 있고 한 번만 수술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상 무릎에서 이식편을 채취해야 하고 절골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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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이상현 과장

이러한 기존 치료 방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가 골수 흡인물 농축액(BMAC)과 같은 생물학적 보조제를 주입하는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 미세천공술 후 환자의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해 고농도의 줄기세포 및 성장인자를 병변의 위치에 주입한다.

W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이상현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만성적으로 발목에 통증이 있는 경우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고 통증의 원인을 찾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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