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범수(한울원자력 본부장)…조직 구성원 존중 통한 청렴 실천

  • 박범수 한울원자력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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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1   |  발행일 2021-05-31 제24면   |  수정 2021-05-31 09:18

박범수
박범수(한울원자력 본부장)

'청렴'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이라고 나와 있다.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청렴은 윤리적 수준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은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청렴은 필수'라며 말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이란 무엇이며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가? 보통 사람들도 청렴을 실행하기가 쉬운 일인가?' '청렴은 필수라고 하는데, 과연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할 수 있다.

청렴의 조건은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은 일정한 윤리적인 수준을 갖춰야 가능하다. 여기서 윤리적 의미는 정의(justice)를 실현하는, 다시 말해 '올바른 분배'를 하는 것이다.

갑이 을에 대해 정신적으로 갑질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존중심과 배려심으로 대해야 한다.

청렴은 사회적으로 우월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렴의 대상은 사회적 위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며, 청렴의 목표는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즉 스튜어드 화이트에 의한 평등의 분류에 따른 '사회적 평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을 '도덕적 평등'으로 보상하여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끼리는 청렴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성이 커야 한다. 협력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는 대부분 계약관계로 맺고 일을 한다. 따라서 법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인 불평등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이를 도덕적 평등으로 균형감이 있게 만드는 것이 평등에 대한 요구이다. 여기서 평등의 요구란 다름 아닌 협력사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다. 이것이 적극적 의미의 청렴 활동이며, 남의 재물을 탐하지 않는 행위는 아주 소극적 의미의 청렴 활동일 뿐이다. 우리가 일선 현장에서 실천하는 강력한 청렴 활동은 무엇인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울원자력본부는 현재 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2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한수원을 정점으로 각각의 역할을 하는 협력사와 더불어 지역사회라는 다양한 조직이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있다.

그런데 신뢰가 깨지면, 다시 말해 청렴이 약해지면 서로 단단히 맞댄 어깨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례를 우리는 무수히 봐왔다.

청렴한 행동은 청렴의 대상인 협력사의 구성원을 존중함으로써 이뤄지며, 이는 구성원이 일하고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존중받는 협력사 각각의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을 최고로 발휘한다. 즉 원전을 구성하는 각각의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며, 원전 안전 운전의 밑바탕이 된다. 원전의 안전 우선은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의 최고 가치이며, 따라서 청렴의 실천은 국가의 안전과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박범수<한울원자력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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