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文藝院(문예원), 건전한 조직문화가 더 좋은 문화예술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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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5  |  발행일 2025-07-15 제23면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순태 원장의 인사 전횡 논란은 개인 일탈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대구는 대한민국 근대 문화예술의 발상지로서 자부심이 매우 높다. 유네스코 지정 '음악창의 도시'이기도 하다. 대구 문화예술의 두뇌이자 손발 역할을 하는 게 대구문예원이다. 대구문화재단과 관광재단, 오페라하우스를 비롯 대구미술관,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그리고 3개 공립 미술관 등 모든 문화기관을 통합해 출범한 거대 조직이다. 돈, 정책, 창의력, 행사 기획 등 대구문화예술의 모든 에너지가 여기에서 나온다. 최근의 인사 논란을 그래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 문제의 시발은 대개 '내 사람 심기'다. 이번 논란도 마찬가지다. 특정 인물을 주요 보직에 앉히기 위해 내규 변경까지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 자의적 인사고과, 공채 과정의 말썽도 뒤따른다. 마음에 둔 인물이 최종 후보자로 오르지 못하자 "적격자 없음으로 하라"는 부당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 불응 직원의 좌천설도 돈다. 직원들의 자괴감이 깊다고 한다. "진흥원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전한 조직 문화 위에서 각자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시민이 더 좋은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건 다름 아닌 2년 전 박 원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능력과 파벌 등 요소가 개입하면 인사 논란이 잘못 증폭하기 일쑤다. '조직 혁신' 과정에 흔히 발생하는 논란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구시의 조속한 조사와 진위 규명,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대구 문화예술의 총괄 타워가 안으로 곪아가면 대구의 문화예술인들 온전하겠는가. 건전한 조직문화가 더 좋은 문화예술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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