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특집] 늘시원한위대항병원 "과장된 변비정보에 현혹되지 마세요"

  • 노인호
  • |
  • 입력 2021-11-09 08:22  |  수정 2021-11-09 08:27  |  발행일 2021-11-09 제16면
"홍시·도토리묵 섭취 고민 말고
가을의 맛과 멋 맘껏 즐기시길
그 정도로 난 탈은 충분히 회복"

2021110901000162600005641
늘시원한 위대항 병원 노성균 병원장은 감을 먹으면 무조건 변비가 생기는 것처럼 잘못되거나 과장된 의료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가을의 맛과 멋을 마음껏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늘시원한 위대항 병원 제공〉

지난 3일 만난 늘시원한 위대항 병원 노성균 원장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비에 대해 정확하게 모른다며 자신의 옛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가을이 제철인 '감'을 보면 자연스럽게 변비를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전문분야인 항문 쪽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과장된 의료정보 탓에 가을의 맛과 멋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나름 가방끈이 짧지 않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돈만 학교에 갖다 바쳤는지 배운 건 없어 항상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고 다닙니다. 야반도주를 '야밤도주'로 알고 사용한 적이 있어요. 야반이나 야밤이나 뜻만 통하면 되는 것이지만 사실 무식의 발로였죠. 그런데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교장 선생님 출신도 틀리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한 적도 있어요. 또 후배가 '염치불구하고'라고 글에 적었기에 '염치불고(不顧)'라고 말해주었더니 내 말을 못 믿어서 그런지 바로 휴대폰으로 검색을 한 이후 그제서야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내 말을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죠."

노 원장은 이런 에피소드를 꺼내 든 것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가을 제철 과일인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게 되고, 이런 두려움 탓에 먹고 싶어도 감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을철이 되면 길가에 수북하게 담겨있는 제철 과일과 음식에 눈길이 가죠. 그런데 가을철 자주 먹는 도토리묵과 홍시는 정말 변비를 일으키는 것일까요. 어떤 이들은 꼭지만 먹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고, 어느 특정 지역에서 나오는 감은 절대 변비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단감이나 곶감은 변비하고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다 사실일까요."

노 원장은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비를 일으키는 것은 타닌 때문입니다. 이 타닌은 곶감이고 단감이고 홍시고 다 존재합니다. 그리고 타닌을 많이 먹으면 변비를 유발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니 단감과 곶감은 변비하고는 전혀 영향이 없다는 말은 틀린 거죠. 그런 측면에서 도토리묵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도토리묵을 먹으면 떫은맛이 나죠. 이는 도토리묵에 타닌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러니 도토리묵을 먹어도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타닌이 들어있는 도토리묵이랑 감을 같이 먹으면 설사도 멈출지 모른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나름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그럴듯한 이야기는 참 많고, 이것이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탄 음식을 먹으면 암에 걸린다고 말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죠. 하지만 그 실험은 한 달 내내 쥐에게 탄 음식을 먹여서 얻어낸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어쩌다 한 입 먹은 탄 음식에 혹시 암에 걸릴지 모른다고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달이 아니라 하루 내내 감과 도토리묵만 먹고 지내지는 않을 것이기에 너무 과민하게 의식하면서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끝으로는 노 병원장은 "변비를 유발하는 도토리묵과 감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너무 이상한 이야기에 현혹되지 말고 가을의 맛과 멋을 마음껏 즐기고, 그 정도 즐기다 생긴 탈은 병원에 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