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첫 정상회담 대좌…무역·대만·인권 격돌할듯

  • 입력 2021-11-16 09:53  |  수정 2021-11-16 11:01
'G2' 갈등 완화 계기될까…美中 '솔직 대화' 강조, 기싸움 예고
기후변화·코로나19 등 협력지대 모색도 관심…북핵 메시지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의 막이 올랐다. 화상으로 진행되는 회담은 미국시간 15일 오후 7시45분께, 중국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45분께 시작됐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두 정상은 그동안 두 차례 통화를 했지만, 화상으로나마 양자 회담을 위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어느 때보다 미중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라 두 정상의 대좌에는 양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중국을 최대 위협이자 경쟁자로 규정하면서 무역을 비롯해 대만 문제와 인권 등의 이슈를 고리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중국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는 터라, 이번 회담에서 갈등 해법의 단초를 마련하고 협력의 토대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 직후 모두발언에서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뼈 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은근한 신경전을 펼치는 등 쉽지 않은 회담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인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상식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공동 인식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중·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은 세계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한 뒤 각국은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미국은 미국의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인권에서 인도·태평양 이슈까지 미국이 우려하는 분야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거부감을 보이는 논의도 마다치 않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해서 윈윈해야 한다", "중·미가 각각 발전을 촉진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며 듣기에 따라 미국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을 경계하는 발언도 했다.

짧은 모두발언에 이어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회담 전부터 '솔직한 대화'를 강조한 두 정상은 상당한 공방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문제 제기와 시 주석의 입장 표명이나 반박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측은 회담 전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사항으로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대한 위협, 불공정한 경제적 행위, 인권 유린, 대만과 관련한 강압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적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전날 "중미는 현재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중미 관계의 미래와 관련된 전략적 문제와 양국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무역과 대만 문제, 인권 이슈가 큰 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민감한 이슈인 대만문제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탈중국 행보를 보이는 대만에 전투기를 보내는 등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며 대만을 위협하는 중국에 강한 우려를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던 대만 방어에 대한 입장을 재차 표명할지, 이에 시 주석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주권 침해 중단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 자제를 촉구하며 첨예하게 대립할 공산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신장 웨이우얼에서의 강제노동과 홍콩 상황 등 인권 탄압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 주석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 내 인권 문제가 과장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내정 간섭으로 맞받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한이 다가온 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와 고율 관세 등 경제를 둘러싼 의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미국의 잇따른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에 강한 불만을,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질서에 기반하지 않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평행선만을 달리지는 않고 몇몇 글로벌 이슈에서는 협력의 토대를 넓히려 노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표적인 분야로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퇴치, 핵 비확산 등이 꼽힌다.


미중은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한 만큼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양국은 또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퇴치를 위해서는 협력이 절실하다는 데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


북한과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정학적으로 공동의 이해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협력 의지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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