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벅차 오르고 눈물 날 것 같다" 대구시민, 캠프워커 담장 허물다

  • 이남영
  • |
  • 입력 2021-12-10 16:07  |  수정 2021-12-10 16:37  |  발행일 2021-12-13 제2면
부지 반환 기념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
2021121001000306400011422
대구 남구 캠프워커 부지반환을 기념하는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 조재구 남구청장, 브라이언 피 쇼혼 캠프워커 사령관을 비롯한 남구주민들이 담장 허물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2021121001000306400011421
대구 남구 캠프워커 부지반환을 기념하는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 조재구 남구청장, 브라이언 피 쇼혼 캠프워커 사령관을 비롯한 남구주민들이 담장 허물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대구시민들이 남구 캠프워커 부지 반환을 기념하기 위해 직접 반환 부지 담장을 허물었다.

대구시는 10일 오전 11시 캠프워커 부지 반환을 기념하는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를 가졌다. 캠프워커 반환부지는 1921년 일본군 경비행장, 해방 후 국군비행장으로 활용되다 1959년부터 미군부대 활주로 등 군사시설로 활용돼 100여년 간 시민의 출입이 금지됐다. 국방부와 대구시, 남구청의 논의 끝에 지난해 12월 남구 캠프워커 동편 활주로 및 헬기장 부지 반환이 확정됐으며 현재 국방부와 대구시가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 반환에 대한 합의각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조재구 남구청장, 브라이언 P. 쇼혼 캠프워커 사령관, 차태봉 시민대표를 포함해 시민 499명이 참석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입장 전 접종 완료 확인 및 체온 측정이 이뤄졌으며, 시민들은 좌석간 1m 거리를 두고 착석 안내가 이뤄졌다.

행사에서는 반환 부지의 담장을 허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담장 사이 10개의 구멍을 뚫은 후 담장 전체 하중이 분산될 수 있도록 담장 뒷 편에 1개의 철봉을 설치했다. 이 철봉에 12개의 줄을 연결시킨 후 참석자들이 함께 줄을 당기는 방식이었다. 참석자들의 안전을 위해 줄을 당기는 구간에서 약 20m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담장 파편이 튀지 않도록 안전펜스 등 안전 장치를 설치했다.

부지 담장을 허물기 위해 권 시장, 조 구청장을 비롯한 시민 276명이 준비된 줄에 일렬로 줄을 길게 섰다. 준비된 줄은 시민들의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1m 간격으로 표시돼 있었고, 참여자들은 사전에 제공받은 목장갑을 끼고 표식 옆에 나란히 섰다. 권 시장이 "시민과 함께 허무는"이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100년의 벽"을 외치며 힘껏 줄을 당겼다. 오래된 담장이 '쿵' 하고 넘어지자 시민들은 박수치고 환호하며 100년만에 돌려받는 부지에 대해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권 시장은 "오늘 캠프워커 부지가 100년만에 대구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때 한미동맹, 국가안보를 위해 정말 필요했던 시설이였지만 오랜세월 동안 대구 발전에 장애가 되고 대구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시설이었다"며 "반환된 부지에 대한 철저한 토양 정화 작업을 거쳐 대구대표도서관과 평화공원 조성이 늦지 않도록 할 것이며, 서편도로 부지도 금년내로 반환을 마무리 짓겠다. 이후 서편 도로와 동편 도로를 연결한 3차 순환도로를 완성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 역시 "민선7기 남구청장으로서 남구주민들과 약속한 대구시 3차 순환도로 조기 개통을 위해 첫삽을 뜨는 날로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 역사적인 날의 큰 주인공은 긴 세월동안 많은 불편과 피해를 참고 견뎌내면서 적극적인 협조를 해준 15만 남구주민이다. 이 역사적인 날에 모인 주민들과 함께 담장허물기 행사를 진행하면서 남은 사업들이 마무리되고, 서편도로 완전 개통까지 될 수 있도록 남구청장으로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캠프워커 인근에 거주하던 남구 주민들은 허물어진 담장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차태봉 시민대표는 "과거 미군부대 대형 헬기 이착륙시 나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귀가 아프고 심장이 뛰었다. 너무 심할 때면 신경안정제 2알을 먹으며 20년간 버텼는데 기적적으로 부지 반환이 이뤄졌다. 앞으로 대구시, 남구청 모두 남구의 발전에 많이 이바지해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대명동에서 25년을 거주한 이상운(54·대명6동)씨도 "대구시민이자 남구 구민으로서 담장허물기 행사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 부지 반환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날이라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의 눈물도 벅차오른다"며 "미군부대 벽을 허뭄으로서 남구 주민들과 시민들이 앞으로 함께 공유하면서 영위할 수 있는 남구의 미래성장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계기로 3차 순환도로 개발 등 남구의 발전을 위한 사업의 빠른 진행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