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귀농인에 모듈주택 제공…가구당 안정자금 480만원 지원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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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5 07:22  |  수정 2021-12-15 09:03  |  발행일 2021-12-15 제3면
'소멸 위기' 경북 시·군 인구 늘리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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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가 도시민에게 일정 기간 빌려주기 위해 짓고 있는 문경시 공평동 모듈 주택.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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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탈출을 위한 문경시의 '새문경 뉴딜정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문경시내 곳곳에 걸렸다. 모전공원 부근 도로 옆에 걸린 현수막.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매년 1조원씩 조성하는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내년부터 활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지방 소멸의 근본적 원인인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출산을 통한 인구 증가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지방에서 일자리를 갖고 지방에 거주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 기금은 인프라 개선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방 청년 인구 유출의 핵심 원인인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인프라 개선만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기금을 여러 지역에 나눠주는 과정에서 기금 배분을 놓고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제기됐다. SOC 예산처럼 힘센 정치인 지역구에 기금이 많이 배분되거나 중앙부처 입맛에 맞게 결정돼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배제되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국토연구원도 정부의 균형 발전 및 지방소멸 대응 정책이 지역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 추진과 수도권 중심의 인구 정책 등의 이유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다수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경북도가 '두 지역 살기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경북형 듀얼 라이프(Dual Life) 전략을 제시했지만, 상당수 과제는 해당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사업도 포함됐다. 다만 복수주소제는 실거주지와 주소지 불일치에 따른 불편 해소와 인구증가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내 인구감소지역 시·군은 제한된 예산과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지방소멸에 대응해 인구증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한된 예산·열악한 인프라 상황에도
인구 조례 만들고 선제대응 시책 펼쳐
문경시 '새문경 뉴딜정책' 관심 끌어내
결혼장려금·슬로타운·생명학교도 주목


◆문경시= 문경시는 지방 인구소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새문경 뉴딜정책'을 천명하고 각종 인구 증가시책을 펼치고 있다.

귀향·귀촌·귀농인 보금자리용 모듈 주택 설치사업이 가장 핵심 사업으로 농촌의 빈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이동식 주택을 설치해 귀향인 등에 제공하는 것이다. 농촌은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곳곳에 빈집이 방치돼 있으나 거래가 되지 않는 등 귀농인 등이 이주를 하려고 해도 당장 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경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영순면과 공평동에 13가구를 건립하고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영순면 의곡리 모듈 주택 3가구에는 31명이 신청했고 공평동 10가구에는 63명이 신청하는 등 비교적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정책은 중부내륙철도 개통에 따른 워케이션타운 조성이다. 듀얼라이프를 추구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위성사무실과 인프라를 구축해 수도권 인구를 문경과 연결하는 정책이다.

이밖에도 경북도의 이웃 마을 조성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응모하고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에도 사업과제를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초 인구 활력 계획을 수립하고 과제발굴을 위한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또 경북도 내 처음으로 전입추천 지원금을 신설해 문경시로 전입을 추천할 경우 일정액의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주시= 상주시는 다른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출산장려금이나 육아 지원 등 다양한 출산장려와 모자보건사업을 펼치고 있으면서 결혼 부부에 대해 특별한 지원을 한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작은 결혼식 지원사업은 우선 예비 부부 6쌍에게 500만원 한도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주요 관광지를 예식 장소로 제공한다. 결혼장려금 지원사업은 25억원을 들여 예비 부부 250쌍에게 100만원씩 지원해 결혼을 독려하는 취지로 내년부터 시작하는 사업이다.

◆성주군= 성주군은 인구정책 조례의 전면 개정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경북도의 '경북 형 작은 정원 사업'이나 '이웃 사촌마을 공모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성주 올라이트 생명 학교 사업'은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추진한다. 행안부 공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은 빈집이나 활용도가 낮은 공공용지를 지역사회 문제해결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으로 인구증가 시책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자녀에 대한 다양한 혜택과 함께 다자녀 가정과 기업이나 단체를 후원 연결해 양육비용을 줄이고 공동육아 분위기를 조성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성주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고령군= 고령군은 내년부터 5년간 200억원을 들여 대가야읍 일대에 '대가야슬로타운'을 조성한다. 대가야슬로타운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경북형 작은정원인 클라인 가르텐 조성과 실감 콘텐츠 구현을 통한 관광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으로 관광객 유치와 인구증가의 두 가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핵심사업이다.

또 청년이 절반 이상 거주하는 공동주택에는 외벽 도색 등 시설 보수에 군비를 우선 지원한다. 고령군은 이 시책이 대구권 직장 청년들의 유입과 출산율 증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귀농인 정착을 위해 가구당 240만원이었던 안정자금을 내년부터 480만원으로 확대하는 정책도 시행한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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