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말레이시아에 떴다] 칼퇴, 날씨, 사람 그리고 국제면허

  • 장승완 텔레퍼포먼스 Content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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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4 14:17  |  수정 2022-01-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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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거주하는 집에서 바라본 말레이시아 페낭의 야경.

▨알림= 인터넷 영남일보가 '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에 이어 대구청년의 해외 진출기 2탄으로 선보인 '스물셋, 말레이시아에 떴다'가 현지 사정으로 인해 필자가 교체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새로 연재를 시작할 필자는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장승완씨로, 글로벌 IT기업인 '텔레퍼포먼스 페낭(Teleperformance Penang)'에서 'Content Analysis(내용분석)' 직책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이로 올해 스물셋인 장승완씨가 펼쳐 나갈 말레이시아에서의 푸른 꿈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1.
말레이시아 페낭은 한국으로 치면 제주도 같은 섬이다. 다른 점이라면 '메인랜드(Mainland)'라 부르는 말레이시아 본토와 육교로 연결돼 있다는 것. 집에서 멀리 바다 쪽을 내다보면 이 다리가 보이는데, 정말 특색 있어 보인다. 한국에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페낭은 실제로도 주변 분위기가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한 지 반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사 사무실에 가본 적이 없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말레이시아의 거의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기업에 입사한 게 이번이 처음이어서인지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과 재택근무의 차이를 잘 모른다. 요즘 대학 신입생이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캠퍼스 낭만을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긴 하지만, 어쨌든 빨리 사무실에 가보고 싶은 마음은 숨길 수 없다.

재택근무라고는 하지만 회사일은 대체적으로 협업 형태를 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칼퇴'다. 퇴근 시간이 정말 칼같이 지켜지는데, 필자가 근무하는 부서에서 오버타임 근무(초과근무)를 하는 경우는 높은 직책이 아니고는 잘 볼 수 없다. 퇴근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 일을 더 하게 되면, 팀 리더나 매니저가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민감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퇴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출근 또한 매우 엄격하다. 퇴근을 칼같이 하는 것처럼 정시출근도 정확하게 지켜야만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부서에는 일종의 약속 같은 것이 정해져 있다. 출근 15분 전이나 30분 전에 회사 시스템에 미리 출근 등록을 해두는 것이다. 지각을 방지하기 위해 약간 머리(?)를 쓴 것이다. 물론 일은 근무시간이 돼야 시작한다.

#2.
멀리 말레이시아에까지 와서 취업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K-Move'가 말레이시아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경우 여러 기업에서 한국인 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면접 기회를 비교적 많이 가질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매료된 데에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바로 날씨와 사람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갖고 있는 한국은 정말 특별하고 축복받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불행히도(?) 필자는 여름을 너무 좋아한다. 한국에 있을 땐 1년 내내 여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말레이시아가 딱 그랬다. 날씨만큼은 분명 취향저격. 건기와 우기를 구분하는 것 말고는 다를 게 없어 계절별로 다양하게 많은 옷을 살 필요도 전혀 없다. 덕분에 지금 옷장은 매우 가벼워졌고, 돈도 아낄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매료된 두 번째 개인적 이유는 이곳 사람들의 마인드다. 많지는 않지만 현지 친구들을 사귀면서 느낀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은 일단 스스로의 삶에 대한 만족도, 혹은 행복도가 굉장히 높아 보였다. 또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이게 날씨와도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맘에 들었다.

한국인에게 매우 우호적인 점도 놀라웠다. 취업하기 전 한인 카페인 '마이 말레이시아'에서 이곳 국민의 특성을 미리 접한 적 있었는데, 막상 현지에서 직접 느껴 보니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다인종 국가답게 외국에서 오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생각 이상으로 인상적인 문화였다.

#3.
말레이시아에서 초기에, 큰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현지 친구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그들은 페낭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덕분에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함께 높일 수 있었다.

페낭에서 취업하거나 거주하려면 이동수단도 사전에 꼭 알아 둬야 한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보다는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여기 대부분의 사람은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다. 만약 페낭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싶다면 한국에서부터 미리 '국제면허증 발급'과 '차량 구매 에이전트'를 알아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자가용이 없다고, 면허증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랩(GRAP)'이라는 모빌리티 회사에서 제공하는, 한국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도 적다. 하지만 페낭에서 좀 살아 보니 자가용이 있는 게 훨씬 편하다.

장승완<텔레퍼포먼스 Content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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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완 텔레퍼포먼스 Content Analysis

◆필자 소개
장승완씨는 대구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약 1년간 '케이무브(K-move)'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는 글로벌 IT기업 '텔레퍼포먼스'에서 근무 중으로, 'LPO(Legal and Partner Operation)'라는 부서에서 'Content Analysis'로 활약하고 있다.

>>>>>>> 힌두교 축제 '디파발리'
인도계 말레이시아 행사인 디파발리(Deepavali)는 지역마다 유래가 조금씩 다르지만 인도 신화 '스리마드 바가바탐'에 따라 선(善)이 악(惡)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축제다. 통칭해 '디왈리(Diwali)'라고도 부르는 디파발리는 '빛'을 뜻하는 디파(dipa)와 '줄·행렬'을 뜻하는 '발리(Vali)'의 합성어로 '빛의 축제'로 불리기도 한다.

이 기간 공공장소와 거리곳곳에서는 등과 장식을 이용한 화려한 바닥 장식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색으로 장식된 바닥은 '랑골리(Rangoli)' 또는 '코람(Kolam)'이라고 하는데, 염색한 쌀을 이용해 화려한 색감과 무늬를 연출한다. 이 무늬는 신이 자신의 집을 쉽게 찾고, 또 가족에게 축복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디파발리 기간에는 코끼리와 공작새 장식을 많이 볼 수 있다.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코끼리는 존엄과 풍요를, 공작새는 승리·사랑·지혜를 상징한다.

코끼리
'디파발리' 기간 말레이시아 한 대형 쇼핑몰 정중앙에 설치된 코끼리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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