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상처는 언젠가 말을 한다, 동학혁명부터 용산참사 현장까지…역사를 바꾼 장소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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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8   |  발행일 2022-03-18 제15면   |  수정 2022-03-18 12:31
역사적 상처가 된 전국 곳곳의 현장
인권운동가인 저자가 직접 찾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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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 지음/클/280쪽/2만원

역사적 상처가 된 장소들을 인권운동가인 저자가 직접 찾아가 인권의 시각으로 조명한 답사기다. 저자가 2년 전 발간한 인권기행 1권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이번 책에선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곳, 길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있는 인권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저자의 인권기행은 대한민국의 근대와 시민을 탄생시킨 민중의 항거인 동학농민혁명의 호남과 충청지역에서 시작한다. 그는 천주교 순교 성지에서 죽음으로 지켜낸 종교와 신념의 자유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들여다본다. 이어서 백정 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선 한국 최초의 인권운동단체인 진주 형평사의 흔적도 따라간다.

그는 전국 곳곳에 있는 6·25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터 중 대표적인 곳도 찾아갔다. 그곳에선 그 참혹한 실상을 짚어보고 '골로 간다'는 말의 기원도 되새긴다. 부산 형제복지원과 안산 선감학원 터에선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참상을 만난다. 동두천 미군기지촌에선 미군 위안부 여성들의 삶과 마주한다.

현지 주민들을 내쫓는 방식으로 진행된 재개발 사업의 전형인 성남 광주대단지 사건과 서울 용산참사 현장도 찾아갔다. 마지막으로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이자 노동 인권운동가이기도 했던 이소선이 청계천, 구로, 창신동을 배경으로 보여준 연대 정신도 되짚는다.

저자는 "무엇보다 평등한 세상을 살고 싶었을 그들과 그들을 먼저 보내고 세상에 남게 된 이들은 가만히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언젠가는 반드시 입을 열고 말을 하면서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라며 "그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쓴 이 책이 오늘의 불의와 차별에 문제를 느끼고 저항해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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